직장에서 폭행을 당하면 가해자가 "장난이었다"고 주장해도 폭행죄 성립 여부는 달라지지 않으며, 경찰 고소와 고용노동부 신고, 산재 신청은 순서가 아니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특히 고용허가제로 일하는 이주노동자는 폭행 같은 사용자 쪽 사유로 사업장을 옮기면 그 횟수가 변경 제한에 포함되지 않는다. 먼저 진단서와 현장 기록을 확보하고, 1345 외국인종합안내센터 1번으로 20개 언어 상담과 기관 연계를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직장에서 맞았는데 가해자가 "장난이었다"고 하면 신고가 소용없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지 않다. 형법 제260조는 사람의 신체에 폭행을 가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한다고 정한다. '장난'이라는 주장은 범죄 성립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처벌 수위를 낮춰 달라는 선처 호소에 가깝다.
다만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다(제260조 제3항).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혀야 비로소 사건이 종결된다. 합의와 처벌불원은 피해자의 선택이지 가해자의 변명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멍이나 상처가 남아 상해(제257조)로 인정되면 반의사불벌이 적용되지 않아, 설령 합의하더라도 형벌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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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창구는 단계가 아니라 병렬이다. 고용노동부 신고와 형사 고소는 서로 배타적이지 않아 함께 진행할 수 있다. 하나를 끝낸 뒤 다음으로 넘어갈 필요가 없다.
| 창구 | 다루는 문제 | 기대할 수 있는 것 |
|---|---|---|
| 경찰·검찰 | 폭행·상해 형사책임 | 가해자 수사·처벌, 민사 배상의 근거 |
| 고용노동부 | 직장 내 괴롭힘 | 사용자의 조사·조치, 가해 사용자 과태료 |
| 근로복지공단 | 업무상 재해(산재) | 치료비(요양급여), 휴업급여 |
경찰에는 폭행·상해로 고소하고,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다. 고용노동부에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한다. 동료 사이의 괴롭힘은 신고를 받은 사용자가 조사해 근무장소 변경 같은 조치를 할 의무가 있고, 사용자가 직접 가해자라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 된다.
산재는 치료와 생계를 위한 길이다. 대법원은 직장 안의 인간관계에서 비롯돼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폭행이면 업무상 재해로 본다고 판단해 왔다. 반대로 순전히 개인적 원한에서 벌어진 다툼은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한 점은, 회사가 산재 처리를 꺼려도 피해자가 근로복지공단에 직접 요양급여를 신청할 수 있고, 산재보험은 체류 자격과 관계없이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원칙적으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휴업급여는 일하지 못한 기간에 대해 평균임금의 70% 수준으로 지급된다.
가해자가 발뺌하고 회사가 사건을 축소하려 할 때 끝까지 남는 것은 객관적 증거다. 병원 진단서, 현장 CCTV, 메시지와 통화 기록, 그리고 언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날짜별로 적은 메모가 기본이 된다. 다만 자신이 끼지 않은 타인들 사이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될 수 있으니, 자신이 참여한 대화 위주로 남기는 편이 안전하다.
고용허가제(E-9)로 일하는 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에는 횟수 제한이 있다(외국인고용법 제25조). 그런데 폭행이나 임금체불처럼 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용자 쪽 사유로 옮기는 경우는 이 횟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폭행 피해로 일터를 바꿔도 남은 변경 기회가 줄지 않는다는 뜻이다.
문제는 입증이다. 폭행·괴롭힘을 이유로 변경을 인정받으려면 피해 사실을 노동자 본인이 증명해야 해서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변경이 허가돼도 정해진 기간(통상 3개월) 안에 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체류에 문제가 생긴다. 앞서 모아 둔 증거가 여기서 다시 쓰인다. 2025년 나주 지게차 괴롭힘 사건 이후 정부가 변경 사유를 넓히고 횟수·권역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제도는 아니다. 지금은 현행 기준에 맞춰 준비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언어가 막혀 신고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다국어 창구가 마련돼 있다. 1345 외국인종합안내센터에 전화해 1번을 누르면 폭행, 임금체불, 성폭력, 여권 압수 같은 인권침해를 전담 상담사에게 신고할 수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6년 5월 신설된 이 번호로 한 달 동안 142건이 접수돼, 이전 월평균 22건의 여섯 배를 넘었다. 20개 언어로 신고 접수부터 상담, 관계기관 연계까지 한 번에 이어진다. 상담은 평일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가능하다. 폭행이 분명하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치료와 진단서 확보, 그리고 이 번호로 거는 한 통의 전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