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배터리 제조사 DN오토모티브가 체내 중금속을 빼내는 킬레이션 주사를 '비타민 주사'라고 속여 노동자에게 투약한 의혹이 불거졌고, 대통령은 이를 중대한 인권 침해로 규정했다. 충분한 설명 없이, 더구나 속여서 놓는 주사는 동의로 볼 수 없어 거부할 수 있으며 거부를 이유로 불이익을 줄 수 없다. 투약 지시와 약품 정보 같은 증거를 먼저 확보한 뒤 고용노동부와 경찰, 국가인권위원회에 신고하는 순서를 기억해 두면 된다.

납으로 차량용 배터리를 만드는 DN오토모티브에서 노동자들이 건강검진을 앞두고 주사를 맞았다. 체내 중금속을 빼내는 킬레이션 주사였지만, 현장에는 '비타민 주사'로 전해졌고 성분이나 부작용 위험에 대한 설명은 제대로 없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작업장 납 농도가 기준치의 최대 5배였는데도 작업환경측정 평가는 통과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월 12일 이를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인권 침해"로 규정하고, 노출 실태와 투약 경위, 검진 결과 은폐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같은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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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주사든 약이든 몸에 넣는 처치는 어떤 약을 왜 맞는지 충분히 설명을 듣고 본인이 동의해야 한다. 이름을 '비타민'이라고 바꿔 알려준 투약은 이 동의가 성립했다고 보기 어렵다. 속이거나 압박해 맞힌 투약은 사안에 따라 강요나 상해 같은 형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회사가 해야 할 일의 방향이 거꾸로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에게 유해물질 노출 자체를 줄이고 차단할 보건조치 의무를 지운다. 환기와 보호구를 갖추고, 건강진단과 작업환경측정을 제대로 하는 것이 순서다. 검진을 통과하려고 몸에서 중금속을 빼내는 주사를 놓는 것은 노출을 관리한 것이 아니라 결과를 가리는 쪽에 가깝다. 그래서 노동자는 이런 투약을 거부할 근거가 있다.
거부 의사는 분명히, 가능하면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밝히는 편이 낫다. 구두로만 말하면 나중에 "그런 적 없다"는 주장에 묻히기 쉽다. 문자나 사내 메신저로 "어떤 주사인지 설명과 동의 없이는 맞지 않겠다"고 남겨두는 것이 안전하다.
거부하거나 신고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은 노동관계법의 원칙에 어긋난다. 혹시 배치 전환이나 징계 같은 불이익이 뒤따른다면,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신고 사유가 된다.
신고가 받아들여지려면 기억이 아니라 자료가 필요하다. 아직 현장에 있을 때 모을 수 있는 것부터 챙겨두는 것이 좋다.
정리된 증거를 들고 아래 순서로 접근하면 된다.
첫째, 고용노동부다.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나 관할 근로감독관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투약 경위를 신고하고 근로감독을 요청할 수 있다. 실제로 노동부는 이 사건에서 지난 4월 현장조사로 68건의 법 위반을 적발해 검찰에 넘기고 과태료 4,620만 원을 부과했으며, 8월에는 주사 투약이 건강보호조치를 방해했다고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둘째, 경찰이다. 속이거나 강요해 맞힌 투약은 노동법을 넘어 형사 사건이 될 수 있어 수사기관의 영역이다. 셋째,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 침해 진정을 낼 수 있다. 넷째, 주사나 유해물질 노출로 건강 피해가 확인되면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해 치료와 보상을 받을 길이 있다. 이때 혈중 납 수치 같은 검진 결과가 근거가 된다.
정부는 현재 이 회사 전·현직 노동자 전원을 대상으로 집단 역학조사를 벌이고, 다른 배터리 업체 14곳으로 조사를 넓히고 있다.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면 혼자 삭이기보다 기록을 남기고 공식 창구를 두드리는 편이 자신을 지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