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근로기준법에 넣는 로드맵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12월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원칙과 기술·노력·책임·작업조건이라는 판단 기준은 이미 법에 있지만 제재와 판정 주체, 시행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금은 같은 일을 하는 다른 고용형태 동료와 임금 항목을 비교해 어떤 기준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격차를 정리해 두는 것이 현실적인 대비다.
고용노동부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실현 로드맵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10월 18일 밝혔다. 12월 발표를 목표로 전문가 의견을 듣는 단계다. 로드맵에는 원칙의 법제화, 임금 정보 제공 강화, 초기업 단위 교섭 활성화가 담길 전망이다.
핵심은 '동일한 가치의 노동에는 동일한 임금을 준다'는 원칙을 근로기준법에 넣는 방안이다. 지금 이 원칙은 남녀고용평등법에만 있어, 사실상 남녀 임금 차별을 막는 용도로만 쓰여 왔다.
주의할 점은 아직 법안이나 로드맵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12월에 방향이 나와도 국회 입법과 시행까지는 시간이 더 걸린다. 당장 월급이 오르는 제도가 아니라, 이제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로 보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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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일이 아니어도 가치가 같으면 같은 임금을 줘야 한다는 개념이다. 똑같은 직무만 비교하는 게 아니라, 다른 일이라도 노동의 가치가 같다면 격차를 두지 말라는 것이다.
가치를 재는 잣대는 이미 법에 있다. 남녀고용평등법은 동일가치노동을 기술, 노력, 책임, 작업조건이라는 네 가지로 판단하도록 정해 놨다. 2023년 발의됐던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같은 네 기준을 썼다. 쉽게 말해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얼마나 애쓰는 일인지, 어떤 책임을 지는지,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지를 따진다.
문제는 이 기준을 실제로 누가, 어떻게 판정하느냐다. 전문가들은 기준이 모호하고 판정 주체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오래전부터 지적해 왔다. 이번 로드맵이 풀어야 할 숙제도 여기 있다.
달라질 수 있는 부분과 아직 모르는 부분을 나눠 보자.
달라질 수 있는 것은 적용 범위다. 원칙이 근로기준법으로 옮겨 오면, 성별을 넘어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사이의 고용형태 차별에도 적용할 길이 열린다. 정부는 직무·직위·근속연수별 임금 분포를 임금직업정보 시스템으로 상세히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비교할 숫자가 공개되면 격차를 따지기가 한결 쉬워진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이 더 많다. 위반했을 때 어떤 제재가 따르는지, 가치를 판정하는 주체가 노동위원회인지 별도 기구인지, 시행 시기가 언제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노동계는 상위 임금을 깎는 '하향 평준화'를 우려하고, 경영계는 숙련도와 생산성 차이를 무시한 획일적 지급이라며 반발한다. 이 간극이 로드맵의 수위를 좌우할 것이다.
제도가 자리 잡기 전에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격차의 근거를 지금 정리해 두는 쪽이 현실적이다.
로드맵은 12월에 나와도 바로 월급에 반영되지 않는다. 지금 할 일은 내 임금의 어느 항목이, 어떤 기준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격차인지 기록해 두는 것이다. 제도가 바뀌든 현행 제도를 쓰든, 근거가 정리돼 있어야 움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