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돌봄휴직은 조부모·부모·배우자·배우자의 부모·자녀·손자녀로 가족을 법이 한정하지만, 경조휴가와 가족수당은 법정 제도가 아니라 회사 규정이 범위를 정한다. 그래서 사실혼·동거 배우자나 한부모 가구는 같은 돌봄이라도 제도마다 인정 여부가 갈리고, 법정 제도는 아직 법률상 가족에 묶여 있다. 내 권리는 취업규칙·단체협약의 경조·수당 조항과 일·가정 양립 관련 법에서 확인할 수 있고, 범위가 좁다면 사내 규정 개정을 노사협의회 등에 요구할 수 있다.
건강가정기본법이 가족을 혼인·혈연·입양 중심으로 규정한다는 비판, 이른바 '정상가족' 논쟁은 추상적인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 문제는 직장에서 아주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경조휴가, 가족수당, 가족돌봄휴직에서 회사와 법이 '가족'을 누구로 보느냐에 따라 쉴 수 있는 날과 받는 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1인 가구, 비혼 동거, 한부모처럼 전형적이지 않은 가족일수록 이 경계에 자주 부딪힌다. 같은 '가족을 돌본다'는 상황인데도 어떤 제도에서는 인정되고 어떤 제도에서는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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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으로 정해진 대표 제도는 가족돌봄휴직과 가족돌봄휴가다. 남녀고용평등법(일·가정 양립 지원법) 제22조의2는 그 대상 가족을 조부모, 부모, 배우자, 배우자의 부모, 자녀, 손자녀로 정하고 있다. 조부모와 손자녀는 2019년 개정으로 추가돼 2020년부터 적용됐다. 기간은 가족돌봄휴직이 연 최대 90일, 가족돌봄휴가가 연 최대 10일이며 휴가일은 90일 안에 포함된다.
여기서 핵심은 '법률상 가족'으로 한정된다는 점이다. 사실혼·동거 배우자나 위탁가정은 원칙적으로 대상에서 빠진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5월 사실혼 배우자와 동거인, 위탁가정까지 넓히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확정된 개정은 아니다.
반면 경조휴가는 근로기준법에 없는 제도다. 법정 휴가가 아니라 노사가 정하는 약정 휴가라, 회사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규정이 있어야 쓸 수 있다. 규정이 없으면 회사가 줄 의무도 없다. 다만 오랫동안 관행으로 부여해 왔다면 근로조건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는데, 이는 사안마다 법원 판단이 갈린다. 유급인지 무급인지, 공휴일을 일수에 넣는지도 회사 규정을 따른다.
가족수당 역시 법으로 강제되는 제도가 아니라 회사가 두는 복리후생이다. 공공부문은 공무원수당 규정에 부양가족 기준이 있지만, 민간은 회사 규정 나름이다.
| 제도 | 근거 | 가족 범위 | 사실혼·동거 |
|---|---|---|---|
| 가족돌봄휴직·휴가 | 법(일·가정 양립 지원법) | 조부모·부모·배우자·배우자부모·자녀·손자녀 | 원칙상 제외(확대 연구 중) |
| 경조휴가 | 회사 취업규칙·단협 | 회사 규정 나름 | 규정에 따라 가능 |
| 가족수당 | 회사 복리후생 | 부양가족 등 회사 기준 | 규정에 따라 가능 |
역설적인 지점이 여기 있다. 법정 제도가 법률상 가족에 묶여 있는 동안, 경조휴가와 가족수당은 회사가 마음먹으면 사실혼·동거까지 품을 수 있는 영역이다. 제도를 바꿀 여지는 오히려 사내에 더 많다.
먼저 확인할 곳은 세 군데다. 경조휴가와 가족수당은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해당 조항, 가족돌봄휴직은 법과 회사 인사규정이다. 조항이 애매하면 인사·노무 담당에게 서면으로 물어 기록을 남기는 게 좋다.
범위가 좁다고 느껴지면 바꿀 통로도 있다. 노사협의회 안건으로 올리거나, 노조가 있다면 단체교섭에서 다룰 수 있다. 사실혼·동거·한부모를 포함하도록 사규 개정을 요구하는 식이다. 다만 가족돌봄휴직 같은 법정 제도의 대상 확대는 입법이 필요한 사안이라 시간이 걸린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