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성과급(OPI)은 같은 회사 안에서도 반도체 47%, TV·가전 12%로 부문별 격차가 네 배 가까이 벌어졌는데, 이는 성과급이 회사 전체가 아니라 사업부의 목표 초과 실적에 연동되기 때문이다. 부서 단위 집단 성과급은 개인이 협상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므로, 격차는 내 부서가 구조적으로 불리한지 판단하는 신호로 읽어야 한다. 재원 연동 기준과 지급률 추이, 사업부 전망을 확인한 뒤 개인 고과 협상과 이직·부서이동을 나눠서 결정하는 편이 낫다.

삼성전자가 올해 1월 공개한 지난해 성과급(OPI)을 보면 같은 회사 안에서도 부문별 격차가 뚜렷했다. 반도체(DS)는 연봉의 47%, 모바일(MX)은 50%였던 반면, TV·생활가전·네트워크 부문은 12%에 그쳤다. 옆 부서 동료가 나보다 연봉의 3분의 1을 더 받아간 셈이다.
이 격차는 누군가 일을 못해서 생긴 차별이 아니다. 성과급이 애초에 '회사 전체 이익'이 아니라 '내 사업부의 성적'에 묶여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구조를 알면 내 부서가 불리할 때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은 해봐야 소용없는지가 갈린다.

Vitaly Gariev
삼성전자 OPI의 계산 방식이 구조를 잘 보여준다. 사업부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치를 넘기면, 그 초과이익의 20% 범위 안에서 재원을 만들어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한다. 핵심은 기준점이 '회사 이익'이 아니라 '내 사업부가 자기 목표를 얼마나 초과했는가'라는 점이다.
| 부문 | 2025년 OPI 지급률 |
|---|---|
| 반도체(DS) | 연봉의 47% |
| 모바일(MX) | 연봉의 50% |
| TV·가전·네트워크 등 | 연봉의 12% |
같은 반도체라도 변화가 크다. DS는 한 해 전 14%에 머물렀다가 메모리 업황이 살아나자 47%로 뛰었다. 실적이 좋으면 같은 자리에서 성과급이 서너 배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올해 삼성전자 노사가 OPI와 별도로 DS 전용 성과급을 신설하기로 한 것도 같은 논리의 연장이다. 이 별도 재원은 40%를 DS 전체에 고르게 나누고 나머지 60%를 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 등 사업부 실적에 따라 배분한다. 적자인 사업부는 공통 지급률의 60%를 바닥으로 보장받는다.
즉 성과급의 상당 부분은 내 노력보다 내가 속한 사업부의 업황과 목표 설정에서 결정된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구분이 나온다. 부서 단위로 묶이는 집단 성과급은 개인이 협상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재원과 지급률이 사업부 실적과 노사 합의로 정해지므로, 면담 자리에서 "옆 부서가 더 받으니 내 성과급을 올려달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반대로 개인에게 붙는 레버는 따로 있다. 개인 평가등급, 연봉 인상률, 승진, 교육·전환 배치 기회가 그것이다. 성과급 격차를 협상 카드로 쓰려다 실패하기보다, 격차를 '내 부서가 구조적으로 불리한가'를 판단하는 신호로 읽는 편이 낫다. 집단 성과급은 구조의 문제이고, 내가 움직일 수 있는 건 개인 레버와 이동 여부다.
면담이나 이직을 저울질하기 전에 사실부터 확정하자.
이 네 가지가 정리되면 판단이 명확해진다. 일시적 부진이라면 버티며 개인 고과를 챙기는 쪽이, 구조적으로 성과급이 낮게 묶인 부서라면 부서이동이나 이직을 적극 검토하는 쪽이 합리적이다. 성과급 숫자에 감정적으로 반응하기 전에, 그 숫자가 어떤 공식에서 나왔는지부터 읽는 것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