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소방공무원은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소방사무는 지방 자치사무로 남아 2025년 소방예산의 약 90%를 여전히 지방이 부담한다. 인건비 재원이 담배 개별소비세 기반의 소방안전교부세에 묶여 있어, 담배 소비가 줄면 처우에 쓸 재원도 함께 흔들린다. 국비 비중을 높이는 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으나 아직 검토 단계라 지역 간 처우 격차가 좁혀질지는 재원 구조가 바뀌어야 확인된다.

소방관은 2020년부터 국가공무원이다. 그런데 2025년 소방예산 8조1,478억원 가운데 국비는 8,697억원, 전체의 10.7%에 그친다. 나머지 약 90%는 지방정부가 낸다. 신분은 국가직인데 돈은 지방이 대는 구조가 왜 그대로 남아 있는지가 소방관 처우 논의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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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1일, 지방직과 국가직으로 나뉘어 있던 소방공무원의 신분이 국가직으로 통일됐다. 처우와 지휘 체계를 전국적으로 맞추자는 취지였다.
전환 전에는 같은 소방관이라도 소속에 따라 신분이 갈렸다. 그러다 보니 지자체 재정 형편에 따라 인력 충원과 장비 보강 속도가 제각각이었고, 이 격차가 처우 형평성 문제로 꾸준히 지적됐다. 국가직 전환은 이런 지역 편차를 줄이려는 결정이었다.
다만 바뀐 것은 신분까지였다. 화재 예방과 진압, 구조·구급 같은 소방사무는 지방자치법상 여전히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로 남았다. 지방재정법은 자치사무에 드는 경비를 원칙적으로 지방이 전액 부담하도록 한다. 소방청장의 임용권 일부도 시·도지사에게 위임돼 있고, 시·도 소방본부는 시·도지사 직속이다. 신분만 국가가 가져가고 일과 돈, 인사권은 지방에 남긴 절충안이었던 셈이다.
부담의 핵심은 인건비다. 2025년 소방공무원 인건비 6조3,632억원 가운데 국비 성격인 소방안전교부세로 지원된 금액은 5,476억원, 8.6%뿐이었다. 월급의 대부분을 지방 재정이 감당한다는 뜻이다.
국비 비중은 전환 전인 2019년 7.0%에서 2021년 14.9%까지 올랐다가 다시 10%대로 내려앉았다. 전환 직후 반짝 올랐던 국가 부담이 시간이 지나며 원위치한 모습이다.
소방안전교부세는 담배에 붙는 개별소비세의 일부를 떼어 만든다. 국가직 전환 당시 그 배분 비율을 20%에서 45%로 올려 재원을 늘렸다. 문제는 담배 판매가 줄면 이 재원도 함께 줄어든다는 점이다.
실제로 올해 약 1조500억원이던 소방안전교부세는 내년 7,605억원으로, 2,897억원(27.6%) 줄어들 전망이다. 인건비와 안전 예산의 바탕이 담배 소비라는 불안정한 변수에 묶여 있는 셈이다. 처우 개선을 약속해도 재원이 흔들리면 지역에 따라 집행이 달라질 수 있다.
2026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이 구조가 도마에 올랐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중앙과 지방의 소방 예산을 어떻게 분담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장 국비를 늘리기보다 담배 개별소비세 추이와 지방 재정 여력을 함께 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국회에서는 국비 비중을 높이는 소방재정지원법 개정안도 발의됐다.
국비 비중이 높아지면 무엇이 달라질까. 인건비와 장비 예산이 지역 재정 여력에 덜 좌우되면, 재정이 빠듯한 지역의 충원과 안전 투자 지연이 완화될 여지가 있다. 반대로 재원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처우만 올리면 그 부담은 결국 다시 지방으로 돌아간다.
지금 논의의 무게 중심은 처우를 올리자보다 재원을 어디서 댈지에 가깝다. 소방관 처우의 지역 편차를 줄이려면 인건비 재원이 담배세와 지방 재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전제가 바뀌지 않는 한, 국비 전환 검토는 아직 방향을 정하는 단계로 보는 편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