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네이버가 경총 정식 회원사가 되는 등 기업들의 사용자단체 공동대응이 늘고 있으며, 매출 5000억 이상 100개사 중 87%가 노사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예상했다. 원청 사용자성 인정 요구가 시행 3개월간 대부분 받아들여지면서, 노사관계가 개별 기업을 넘어 산업 단위로 재편되고 있다. 구직자·재직자라면 자신의 소속이 원청 교섭 상대로 인정되는지와 하반기 시행령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네이버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정식 회원사가 됐다. 2026년 8월 알려진 이 결정의 배경으로 회사 측은 개정 노동조합법, 이른바 노란봉투법에 대한 대응 체계 강화를 들었다. IT 대기업이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 사용자단체에 이름을 올린 것은 노사관계의 무게중심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경총 스스로도 회원사들의 위기감을 수치로 보여준다. 매출 5000억 원 이상 100개 기업을 조사했더니 87.0%가 노란봉투법이 노사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개별 기업이 각자 방어하기보다 사용자단체를 통해 공동으로 대응하려는 흐름이 그만큼 뚜렷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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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10일 시행된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법 제2·3조를 고친 것이다. 2025년 8월 국회를 통과해(찬성 183명) 9월 공포됐고, 공포 6개월 뒤 발효됐다. 이름은 2014년 쌍용차 파업 노동자들에게 47억 원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지자 시민들이 노란 봉투에 성금을 담아 보낸 데서 왔다.
바뀐 핵심은 세 가지다. 사용자의 범위를 넓혀 하청 노동자의 임금·근로시간 등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원청도 교섭 상대가 될 수 있게 했다. 노동쟁의로 인정되는 범위도 넓어졌다. 그리고 불법 파업 때 노조원 전체에 물리던 연대 배상 대신, 법원이 개인별 가담 정도를 따져 배상액을 산정하도록 했다.
기업들이 특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첫 번째, 원청 사용자성이다. 과거에는 직접 근로계약을 맺은 노동자만 상대하면 됐지만, 이제는 하청 노조가 "원청을 사용자로 인정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시행 3개월을 지켜본 결과 이 요구는 대부분 받아들여졌다. 하청 노조의 손을 들어주는 판단이 잇따랐고, 지방정부를 원청 사용자로 본 중앙노동위원회의 첫 판단도 나왔다. 네이버처럼 자회사와 손자회사가 여러 겹인 기업은 노조가 통합교섭을 요구하면 교섭 상대와 책임 범위가 한꺼번에 커진다. 경총 가입은 이런 상황에서 대응 논리와 정보를 함께 마련하려는 선택으로 읽힌다.
법은 시행됐지만 세부 기준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노란봉투법으로 넓어진 쟁의행위 대상을 제한하는 시행령과 지침을 마련하라고 고용노동부에 거듭 지시했다. 노동부가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다시 당부한 것이다. 쟁점은 원청과 하청의 교섭단위를 분리하기 쉽게 할지 여부다.
경영계는 "매뉴얼 없이 법부터 통과된 졸속 입법"이라고 주장하고, 노동계는 반대로 시행령이 법 취지를 후퇴시킬 수 있다고 본다. 어느 쪽으로 정리될지는 아직 열려 있다. 지금 기업들의 방어적 움직임은 이 불확실성 위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 흐름은 노동 이슈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몇 가지 관전 포인트를 남긴다.
경총 가입 같은 사용자 측 움직임은 그 자체로 옳고 그름을 가리는 사안이 아니다. 다만 노사관계가 개별 회사 문제를 넘어 산업 단위로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자신이 속한(또는 가려는) 업종이 어느 쪽 압력을 더 받는지 살피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