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유행이 작년보다 3주 빨라져 9월 11일 유행주의보가 내려졌고 외래 의심환자는 작년의 3.7배로 늘었다. 법은 독감 출근을 금지하지도 유급 휴식을 보장하지도 않아, 병가의 유급·무급 여부는 회사 취업규칙에 달려 있고 임금을 지키려면 연차가 가장 확실하다. 상병수당은 대기기간 7일 탓에 독감에는 쓰기 어려우니, 아프기 전에 병가 조항과 진단서 요건을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핵심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법은 독감에 걸린 직장인의 출근을 금지하지도, 유급으로 쉬게 보장하지도 않는다. 쉴 수 있느냐, 쉬면 급여가 나오느냐는 대부분 회사 규정에서 갈린다. 그래서 아프기 전에 내 회사 기준을 알아두는 게 실질적인 대비가 된다.
올해는 그 대비가 더 필요하다. 질병관리청 표본감시에서 9월 20~26일 외래 1000명당 독감 의심환자는 33.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9.0명의 3.7배였다. 유행주의보는 9월 11일에 이미 내려졌다. 서울 기준 유행이 작년보다 3주 빨랐고, 현재는 A형(H1N1)이 우세하다.

Polina Tankilevitch
코로나19와 달리 독감은 법으로 격리를 강제하는 감염병이 아니다. 즉 독감에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법이 출근을 금지하지는 않는다. 출근 여부는 본인의 건강 상태와 회사 방침에 달린 문제다.
다만 반대로 생각하면, 전파 위험이 있는 감염병이라는 점은 쉬어야 할 근거가 된다. 실제로 많은 회사가 감염병을 병가 사유로 인정한다. 억지로 나가 동료에게 옮기는 것보다 쉬는 편이 조직에도 낫다는 판단이다.
여기서 많이들 오해한다. 병가는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제도가 아니다. 회사가 병가 제도를 둘 법적 의무가 없고, 둘지 말지와 유급으로 할지 무급으로 할지도 회사 재량이다. 취업규칙에 유급 병가 조항이 없으면 원칙적으로 무급으로 처리된다.
주의할 점이 두 가지 더 있다. 첫째, 회사는 병가를 쓰기 전에 남은 연차를 먼저 소진하도록 정할 수 있고, 이런 규정이 바로 위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둘째, 병가일을 결근으로 처리하는 회사라면 그 주의 주휴수당도 받지 못할 수 있다. 무급 병가가 단순히 하루치 임금만 빠지는 게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임금 손실 없이 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연차다. 연차유급휴가는 근로기준법 제60조로 보장된 유급휴가이고,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원하는 시기에 쓸 수 있다. 독감으로 며칠 쉬어야 할 때 연차로 처리하면 임금이 그대로 나온다. 남은 연차가 있다면, 무급 병가보다 연차를 쓰는 편이 금전적으로는 유리한 경우가 많다.
업무와 관계없는 병으로 일하지 못할 때 소득을 보전해주는 상병수당 제도가 있다. 다만 아직 전국이 아니라 14개 지역 시범사업 단계이고, 독감에는 잘 맞지 않는다.
가장 큰 벽은 대기기간이다. 2단계 지역 기준 대기기간이 7일이라, 8일 이상 연속으로 일하지 못해야 신청 자격이 생긴다. 독감은 보통 일주일 안팎이면 회복돼 이 조건을 못 채우는 경우가 많다. 지급액은 하루 4만9540원(2026년 최저임금의 60%) 수준이고, 지역에 따라 평균임금의 60%를 주기도 한다. 내 지역이 시범사업에 포함되는지, 입원 등으로 결근이 길어지는지부터 확인해야 의미가 있다.
아프기 전에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에서 다음을 짚어두면 당황하지 않는다.
요청은 되도록 문자나 메일처럼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하고, 진단서가 필요하면 진료받을 때 미리 받아두는 게 번거로움을 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