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평균 임금은 3.1% 올랐지만 기본급 인상률은 2.2%로 낮아졌고, 상승분의 32.4%는 전자·통신업 성과급이 만들었다. 종사자 2.5%에 불과한 소수 업종의 큰 성과급이 평균에 섞이면서 대다수가 체감하지 못하는 착시가 생긴 것이다. 내 연봉이 적정한지는 전체 평균이 아니라 같은 직종·경력·규모의 중위값과 비교해 확인해야 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9월 20일 발표한 상반기 임금 통계에서 상용근로자 월평균 임금총액은 431만8000원, 1년 전보다 3.1% 올랐다. 그런데 기본급 성격의 정액급여만 떼어 보면 인상률이 2.2%로, 지난해 상반기 2.9%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평균을 끌어올린 건 성과급과 상여를 포함한 특별급여였다.
체감이 안 되는 게 당연하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실제로 통장에 찍히는 건 기본급이고, 그 인상 폭은 물가만큼도 못 따라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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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만든 주인공은 전자·통신업이다. 이 업종 임금총액은 23.1% 뛰었고 특별급여는 66.0% 급증했다. 경총에 따르면 이 한 업종이 전체 임금 인상분의 32.4%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종사자는 약 37만7000명, 전체 상용근로자의 2.5%에 불과하다.
전자·통신업을 빼면 나머지 업종의 임금 상승률은 2.2%다. 소수의 큰 성과급이 '평균'이라는 한 숫자에 섞이면, 실제로는 대다수가 못 받았는데도 전체가 오른 것처럼 보인다. 평균의 함정이다.
편차는 회사 규모에서도 뚜렷하다. 300인 이상 사업체 임금은 4.8% 올랐지만 300인 미만은 2.1%에 그쳤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월평균 임금 격차는 267만9000원으로, 1년 전 246만원보다 더 벌어졌다.
| 구분 | 상승률 |
|---|---|
| 300인 이상 | +4.8% |
| 300인 미만 | +2.1% |
| 전자·통신업 | +23.1% |
| 나머지 업종 | +2.2% |
격차가 커진 원인의 상당 부분은 성과급이다. 한경 보도에 따르면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 가운데 정액급여 격차는 오히려 1만4000원 줄었지만, 특별급여 격차는 23만1000원 늘었다. 벌어진 틈을 만든 게 기본급이 아니라 성과급이라는 뜻이다.
성과급은 업황과 회사 실적에 따라 크게 갈린다. 반도체처럼 호황인 업종은 수천만 원대 상여가 나오고, 그렇지 않은 곳은 거의 없다. 같은 '임금 상승률'이라는 말이 업종마다 전혀 다른 현실을 가리키는 이유다.
전체 평균과 내 연봉을 비교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성과급이 몰린 소수 업종이 평균을 왜곡하기 때문이다. 판단 기준을 이렇게 잡는 편이 현실적이다.
내 연봉이 낮아 보인다면 시장 전체가 오른 게 아니라 특정 업종만 올랐을 가능성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 통계상 3.1%는 '내 몫'이 아니라 남의 성과급이 섞인 평균값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게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