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쟁의행위 금지 결정은 대개 부작위 가처분이어서, 그 효력은 결정문 주문이 명시한 특정 행위·공정에만 미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례처럼 일부 공정만 금지되고 나머지 적법 쟁의는 가능하지만, 금지선을 넘으면 간접강제와 손해배상 같은 책임이 따른다. 조합은 결정 이후 주문 범위와 간접강제 조건, 허용 영역, 필수유지업무를 점검해 쟁의 계획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법원의 쟁의행위 금지 결정이 났다고 파업 자체가 전부 막히는 것은 아니다. 이 결정은 대개 사용자가 생산·영업 손실을 막으려 신청하는 부작위 가처분이고, 그 효력은 결정문 주문이 콕 집어 금지한 특정 행위와 공정에만 미친다. 주문이 건드리지 않은 적법한 쟁의는 원칙적으로 그대로 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례가 이 구조를 잘 보여준다. 인천지방법원은 지난 3월 9개 공정 가운데 6개 공정의 파업은 허용하고, 농축·버퍼교환, 원액 충전, 버퍼 제조·공급 등 3개 핵심공정의 파업만 제한했다. 전면 금지가 아니라 공정별로 선이 그어진 것이다.
법원이 6개는 두고 3개만 막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제한된 세 공정은 모두 의약품 품질과 직결되는 최종 생산 단계라, 한 번 멈추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난다고 본 것이다. 바꿔 말하면 금지 여부는 '파업이라서'가 아니라 '어떤 공정이 멈추느냐'로 갈린다. 그래서 조합원이 쟁의 계획을 짤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우리 결정문이 무엇을, 어느 범위까지 금지했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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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선을 넘었을 때다. 같은 사건에서 노조가 4월 27일 파업절차지침서를 돌려 제한 부문 직원 300여 명이 파업에 참여하자, 법원은 5월 21일 간접강제를 받아들여 가처분을 위반할 때마다 1회당 2000만 원을 회사에 물도록 했다. 간접강제는 의무를 계속 어기면 금전을 물려 이행을 압박하는 집행 수단이다.
주의할 점은 이 결정이 과거 파업을 위법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노조도 앞으로의 위반 '개연성'을 전제로 한 압박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래도 일단 간접강제가 걸리면 같은 행위를 반복할 때마다 금액이 쌓이므로 부담은 실질적이다.
제재는 돈만이 아니다. 금지된 행위를 강행하면 손해배상 청구나 업무방해 등 형사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애초에 적법 요건을 갖추지 못한 쟁의는 금지 결정이 있든 없든 위법하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적법한 쟁의가 되려면 주체가 노동조합이고, 목적이 근로조건 개선에 있으며, 조정 절차와 찬반투표 같은 단계를 거치고, 폭력이나 과도한 직장점거 같은 수단을 피해야 한다.
금지 결정을 받은 뒤에는 계획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점검 순서는 이렇게 잡을 수 있다.
결정문의 금지선이 좁다면 허용 범위 안에서 압박 수위를 유지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반대로 금지선이 넓어 핵심 동력을 잃는다면, 쟁의를 강행하기보다 이의신청이나 본안 소송으로 결정 자체를 다투는 선택지를 함께 검토하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