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8월 30일 센다이 심포지엄에서 한일 청년이 양국을 오가며 일하도록 노동시장을 연결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정부 정책이 아니라 민간 경제단체의 구상 단계로, 구체적 실행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일자리 잠식 우려는 국내 청년 고용난에서 비롯된 만큼, 앞으로 정부 후속 협의와 비자 제도 변경 발표가 나오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8월 30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제1회 한일 저출산 대책 심포지엄에서 "청년들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일할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두 나라의 노동시장을 연결하고, 나아가 양국 연계를 경제공동체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구상이다.
여기서 먼저 확인할 점이 있다. 이건 정부가 발표한 정책이 아니라 민간 경제단체가 내놓은 제안이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이자 한일 저출산 대책 교류위원회의 한국 측 공동위원장이고, 일본 측은 고바야시 겐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이 맡고 있다. 이 교류위원회는 지난 4월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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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이 개회사에서 든 방안은 세 가지다. 양국 간 취업·교육 기회를 넓히고, 수도권에 몰린 교류를 지방으로 확대하고, AI로 생산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핵심은 한 나라에서 쌓은 경력과 자격을 다른 나라에서도 인정받게 하자는 대목이다. 지금은 한국에서 딴 자격증이나 경력이 일본에서 그대로 통하지 않는다. 이 벽을 낮춰 청년이 양국을 자유롭게 오가며 일하면 더 나은 일자리와 기회가 생긴다는 논리다.
배경에는 저출산이 있다. 두 나라 모두 인구가 줄면서 시장이 쪼그라드는 문제를 안고 있고, 최 회장은 한 나라의 시장을 각각 키우기보다 두 시장을 묶어 규모를 확보하자는 쪽으로 접근한다. 청년 노동시장 연결은 그 첫 단추에 해당한다.
다만 워킹홀리데이를 몇 명으로 늘린다거나 특정 비자를 신설한다는 식의 구체적 실행안은 이날 나오지 않았다. 방향을 제시한 단계다. 현재 한일 워킹홀리데이가 만 18~30세를 대상으로 최장 1년 체류를 허용하는 제한적 제도라는 점을 떠올리면, 최 회장의 구상은 그보다 훨씬 넓은 노동시장 통합에 가깝다.
온라인에서 "그럼 우리 청년 일자리를 뺏기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는 배경은 분명하다. 국내 청년 고용은 이미 좋지 않다. 기업들이 신입 채용을 줄이고 경력직을 선호하면서 20대가 첫 일자리를 잡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 상태에서 노동시장을 연다고 하면, 일본 청년이 한국으로 들어와 한정된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그림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반대로 한국 청년이 일본으로 나가 기회를 넓힐 수도 있지만, 당장 체감되는 건 불안 쪽이다.
이 우려가 근거 없는 건 아니다. 이날 심포지엄 토론에서도 청년의 일자리, 집값, 장시간 노동 같은 근본 조건이 충분히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동시장을 여는 문제는 이런 국내 여건과 따로 떼어 논의하기 어렵다.
정리하면 이 구상은 아직 실행 단계가 아니다. 청년 입장에서 당장 달라지는 건 없다.
이게 실제 제도가 되려면 넘어야 할 절차가 많다. 민간의 제안이 정부 협의로 이어져야 하고, 양국이 비자와 체류 조건, 자격 상호인정 같은 실무를 하나씩 합의해야 한다. 워킹홀리데이 같은 기존 제도를 손보는 방식이 될지, 새 틀을 만들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해외 취업에 관심 있다면 지금 챙길 것은 하나다. 이번 발언 자체보다, 앞으로 정부 차원의 후속 협의나 비자 제도 변경 발표가 나오는지를 지켜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구상과 제도는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