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는 현금 성과급 외에 자사주 지급을 요구하고 있고, DX 부문 노조는 1인당 자사주 1000주(약 11조원 규모)를 달라고 나섰다. 자사주 성과급은 주가에 연동돼 상승장에서 유리하지만, 소각 대신 직원에게 넘기면 주당가치가 희석돼 주주총회 승인이라는 관문을 넘어야 한다. 협상 결과를 볼 때는 합의안보다 그 뒤의 주총 승인 여부와 자사주 처리 방식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5월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반도체(DS) 부문에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새로 두기로 잠정합의했다. 노조는 73.7% 찬성으로 이를 가결하고 파업을 유보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의 동행노조가 임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를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핵심은 왜 현금이 아니라 주식이냐다. 반도체 실적 호조와 주주환원 경쟁으로 주가가 크게 오르는 국면에서, 직원들은 현금보다 주가 상승의 과실을 함께 나누길 원한다. 회사가 주주에게 돌려주는 자사주의 일부를 직원에게도 돌리라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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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성과급이라도 현금과 자사주는 성격이 다르다.
| 구분 | 현금 성과급 | 자사주 성과급 |
|---|---|---|
| 받는 가치 | 지급 시점에 확정 | 주가에 따라 변동 |
| 상승장 | 영향 없음 | 추가 이익 가능 |
| 걸림돌 | 회사 현금 유출 | 주총 승인·주주 반발 |
현금은 받는 순간 금액이 확정되고 회사에서 현금이 빠져나간다. 자사주는 주가와 연동돼 상승장에서는 현금보다 유리할 수 있지만, 주가가 내리면 가치도 줄어든다. 회사로서는 당장 현금을 쓰는 대신 보유하거나 사들인 주식을 활용하고, 직원을 주가에 묶어 장기 근속을 유도하는 효과도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주주라는 관문이다. 개정 상법상 자사주를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처분하려면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금 성과급에는 없는 절차다.
이 관문이 왜 문제인지는 숫자로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주총에서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 약 14조원어치(4745만여 주) 처분을 승인받았다. 그런데 합의된 성과급을 3년간 지급하는 데 필요한 금액은 약 80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승인받은 물량과 실제 필요액 사이의 간극이 커서, 추가로 자사주를 사들이고 다시 주총 승인을 받아야 한다.
주주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대목이다. 자사주는 소각하면 유통 주식이 줄어 주당가치가 오르지만, 소각하지 않고 직원에게 넘기면 그 효과가 제한된다. 보호예수가 풀린 뒤 매도 물량으로 나오거나 의결권이 되살아나 지배구조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노조 표결은 넘겼어도 주주 표심이라는 산이 남은 이유다.
지금 이 문제가 첨예한 건 주주환원 경쟁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인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내놨고, 삼성전자도 150조원 안팎의 주주환원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주가가 오르고 주주환원 규모가 커질수록, 직원들의 자사주 요구와 주주의 주당가치 기대는 정면으로 부딪친다. 같은 자사주를 놓고 소각이냐 직원 배분이냐가 갈리는 것이다.
한 가지 짚어둘 지점이 있다. DX 부문은 올해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냈다. 성과급이 성과에 비례하는 보상이라면, 흑자를 낸 DS 부문과 적자를 낸 DX 부문의 요구는 정당성을 같은 잣대로 보기 어렵다. 주가 연동 자사주를 요구하는 명분과 부문 실적이 어긋나는 부분이다.
이 사례는 자사주 성과급이 확산될 때 확인할 기준을 보여준다.
자사주 성과급은 현금과 달리 주주와 직원의 이해가 겹치는 지점에서 결정된다. 협상 결과를 지켜본다면, 합의안 자체보다 그 뒤의 주총 승인 여부와 자사주 처리 방식을 함께 봐야 실제 손에 쥐는 것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