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통합노조가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에 공동성명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삼성 노조 위원장은 8월 13일 공동성명 검토를 부인했다. 다만 그는 주 52시간 예외 같은 근로조건 문제에서는 반도체 업계 노조가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개별 회사의 성과급 협상과 업계 공통의 제도 이슈를 나눠 보면 연대가 어디까지 가능한지 가늠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통합노조가 삼성전자 노조와 손을 잡는다는 관측이 나왔다. 발단은 하이닉스 통합노조 준비 조직이 삼성그룹 초기업노조에 연락해 주요 현안을 두고 공동성명을 내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8월 12일 보도였다.
하지만 다음 날 삼성 쪽 입장은 달랐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8월 13일 "SK하이닉스 통합노조와 공동성명을 현재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보도에 선을 그었다. 연대가 곧 성사될 것처럼 읽혔지만, 실제로는 한쪽이 아직 거리를 두고 있는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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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두 노조가 거론되는 배경은 분명하다. 하이닉스 통합노조는 생산직과 기술사무직을 아울러 8월 13일 공식 출범했고, 전체 직원 약 3만5000명의 절반이 넘는 1만8000명 이상을 모아 과반 노조가 되겠다고 밝혔다. 출범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이다. 회사가 초과이익분배금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려 하자 노조가 현금 지급 원칙을 지키라고 맞서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 역시 성과급과 임금체계를 놓고 회사와 부딪혀 왔다. 두 회사 직원들이 비슷한 불만을 공유하다 보니, 서로의 움직임을 참고할 유인이 생기는 것이다.
연대 가능성은 사안을 둘로 나눠 봐야 한다. 하나는 개별 회사의 성과급·임금 협상이다. 이 영역은 회사마다 실적과 보상 구조가 달라 공동 전선을 만들기 어렵다. 하이닉스의 자사주 지급 논란을 삼성 노조가 그대로 자기 요구로 삼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다른 하나는 업계 전체에 걸리는 근로조건이다. 최 위원장도 "근로조건과 관련된 부분은 반도체 업계 노조가 같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반도체 메가특구 특별법이 담은 주 52시간 예외와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미적용에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런 제도 이슈는 두 회사 노조의 이해가 겹치는 지점이다.
지금 시점에서 노조 간 연대가 개별 임단협의 결과를 바로 바꾸긴 어렵다. 성과급 방식은 결국 각 회사의 교섭 테이블에서 정해진다. 연대는 결과가 아니라 압박 카드에 가깝다.
다만 방향은 짚어둘 만하다. 두 노조가 근로조건 같은 공통 의제에서 실제로 목소리를 합치면, 협상은 개별 회사를 넘어 반도체 업계 임금·근로시간 제도로 확장될 수 있다. 이때 관건은 하이닉스 통합노조가 과반 노조에 얼마나 다가서느냐다. 대표성이 커질수록 연대의 무게도 달라진다.
결국 "손잡을까"라는 질문의 답은 지금으로선 "성과급에서는 아직, 근로조건에서는 열려 있다"에 가깝다. 앞으로 나올 공동 행동이 어느 쪽 의제에 붙는지를 보면 연대의 실체를 판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