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에서 납 노출과 중금속 배출 주사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돼 고용노동부가 수사를 의뢰하고 조사위원회를 구성했지만, 기만 투약 여부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유해물질 노출이나 건강검진 관련 부당 조치가 의심되는 노동자는 먼저 작업환경측정과 특수건강진단 결과로 증거를 확보한 뒤, 내부 시정 가능성과 은폐 우려를 따져 사업장 내부나 지방고용노동청에 신고하는 순서를 밟을 수 있다. 신고 뒤 불이익이 걱정된다면 작업중지권과 불리한 처우 금지 같은 보호장치를 미리 확인하고 관련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하다.

자동차 부품업체 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을 두고 중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근로자에게 몸속 중금속을 빼내는 킬레이션 주사를 비타민 주사로 속여 맞혔고, 기준치의 5배가 넘는 납이 검출됐는데도 작업환경측정 평가를 통과했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노사정이 추천한 전문가 9명으로 조사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회사는 사과문을 내고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사안은 아직 '의혹'이다. 기만 투약 여부와 납 검출·평가 통과의 경위, 법적 책임은 수사와 조사로 가려져야 한다.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전제로 판단하기보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노동자가 무엇을 어떤 순서로 할 수 있는지를 짚어보는 편이 실질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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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이 든다면 감정보다 기록이 먼저다. 가장 기본은 작업환경측정 결과다. 사업주는 6개월마다 작업장의 유해물질 노출 정도를 측정해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제출하고, 그 결과를 게시·교육·설명회 등으로 근로자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
본인에게 결과가 공유되지 않았다면 그 자체가 신호다. 근로자대표를 통하면 측정 기관의 설명회 개최나 결과 통지를 사업주에게 요청할 수 있다. 특수건강진단 결과도 챙겨야 한다. 특수건강진단은 근로자가 받아야 할 검진이고 비용은 사업주가 부담하며, 사업주가 지정한 곳 대신 다른 기관에서 받은 동등한 검진 결과를 제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신의 혈중 수치와 검진 시점을 따로 기록해 두면 이후 다툼의 근거가 된다.
증거를 모았다면 어디에 알릴지 정해야 한다. 판단 기준은 두 가지다.
내부에 기대할 여지가 크면 내부부터, 은폐 정황이 뚜렷하면 외부부터. 둘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외부 신고 창구는 열려 있다. 사업장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지청)의 산업재해 예방 담당 부서에 진정이나 신고를 접수할 수 있고,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에서 절차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공익에 관한 법 위반이라면 국민권익위원회의 공익신고 제도를 활용하는 길도 있다. 신고할 때는 앞서 모은 측정·검진 자료와 시점을 함께 제시하면 조사가 빨라진다.
가장 큰 장벽은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다. 제도는 이를 염두에 두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고 그렇게 믿을 합리적 이유가 있을 때 근로자가 작업을 멈추고 대피할 수 있도록 하며, 사업주는 이를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할 수 없다.
현실에서는 권리 행사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그래서 신고·대피의 경위와 사업주의 조치를 날짜별로 기록하고, 관련 문자·메일을 보관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다툼이 생겼을 때 불이익과 신고의 인과를 입증하는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조문과 절차는 바뀔 수 있으니, 구체적인 신고 방법은 국가법령정보센터와 고용노동부 안내로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