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파업으로 협력업체 일감이 끊겨도 일할 의사가 있는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 70% 휴업수당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원청 파업이 하청 사용자의 귀책사유인지는 다툼의 여지가 있어 노동청 확인이 안전하다. 회사가 연차 강제 소진이나 무급휴직을 요구하더라도 근로자 동의 없이는 강제할 수 없다.

원청 대기업이 파업에 들어가면 그 여파는 협력업체로 먼저 번진다. 원자재나 공정이 멈추면 하청 공장도 돌릴 일감이 사라진다. 이때 직원이 가장 먼저 걱정하는 건 임금이다. 내 잘못도, 우리 회사가 파업한 것도 아닌데 임금이 끊길 수 있을까.
출발점은 '휴업'의 개념이다. 근로기준법에서 휴업은 단순히 회사가 문을 닫는 것만이 아니라, 근로자가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데도 그 의사에 반해 일을 할 수 없게 된 상태를 포함한다. 일감이 끊겨 집에서 대기하는 상황도 여기에 들어갈 수 있다.

Camila Rocha
근로기준법 제46조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면 휴업기간 동안 평균임금의 70% 이상을 휴업수당으로 지급하도록 한다. 평균임금의 70%가 통상임금보다 많으면 통상임금을 줄 수 있다. 일을 안 했으니 임금도 없다는 '무노동 무임금'의 예외인 셈이다.
관건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다. 판례와 행정해석은 이를 좁게 보지 않는다. 사용자의 고의·과실뿐 아니라, 사용자의 세력범위 안에서 생긴 경영상 장애까지 귀책사유로 본다. 고용노동부는 코로나19 때 매출 감소나 부품업체 휴업으로 인한 휴업도 사용자 귀책에 해당한다고 해석한 바 있다.
다만 원청 파업은 다툼의 여지가 있다. 하청 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이라는 점에서, 세력범위 밖 사유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거래 관계에서 비롯된 경영상 장애로 보면 귀책사유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지만, 완전한 불가항력으로 보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사안별로 판단된다.
그래서 "내 회사도 피해자"라는 사측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휴업수당 대상인지 노동청에 확인해 보는 편이 안전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회사가 수당을 70% 미만으로 깎으려면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동위원회에서 승인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돈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자동 인정되지 않고, 승인 없이 깎으면 70% 기준이 그대로 적용된다.
순서는 간단하게 잡는 게 좋다. 먼저 회사에 휴업 사유와 기간, 휴업수당 지급 여부를 서면이나 문자로 확인해 기록을 남긴다. 회사가 지급을 거부하면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넣을 수 있고, 임금이 밀렸다면 임금체불로도 신고할 수 있다. 다툼이 커지면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으로 이어진다.
휴업 국면에서 회사가 흔히 꺼내는 요구가 "연차로 처리하자" 또는 "무급휴직에 동의하라"다. 여기엔 분명한 선이 있다.
| 요구 | 원칙 | 내 대응 |
|---|---|---|
| 연차 강제 소진 | 연차 시기는 근로자가 지정 | 거부 가능 |
| 무급휴직 | 근로자 동의 필요 | 동의 안 하면 무효 |
| 수당 삭감 | 노동위 승인 필요 | 승인 여부 확인 |
연차휴가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쓰는 것이 원칙이다. 회사가 휴업 기간을 일방적으로 연차로 떼어내 소진시킬 수는 없다. 노사가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합의해 특정일을 연차로 대체하는 제도는 있지만, 이는 개별 직원에게 강요하는 것과 다르다.
무급휴직도 마찬가지다. 근로자 동의 없이 회사가 일방적으로 무급휴직을 강제할 수 없다. 동의를 압박받더라도 서두를 필요는 없다. 정당한 휴업수당 대상이라면, 연차를 쓰거나 무급에 동의하기 전에 노동청에 먼저 확인하는 것이 손해를 막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