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이 타결되지 않아도 기존 단체협약과 근로계약의 규범적 효력 덕분에 지금 받던 월급은 그대로 지급된다. 핵심 변수는 타결 시 인상분을 거슬러 올려 정산하는 소급 조항과, 쟁의행위로 갈 경우 적용되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있다. 조합원은 재협상안의 소급 기준일, 성과급이 실적 연동인지 협상 대상인지, 파업 시 임금 공제 방식을 미리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임금협상이 타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사가 기존 월급을 멈추는 일은 없다. 지금 받는 기본급과 각종 수당은 이미 체결돼 있던 단체협약과 근로계약에 근거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는 단체협약의 근로조건 조항에 규범적 효력을 부여한다. 임금, 수당 같은 대우 조항은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들어가 있어, 새 협약이 아직 없어도 종전 수준이 유지된다. 쉽게 말해 '새 임금표가 없으니 이전 임금표로 지급한다'는 구조다.
단체협약 자체의 유효기간이 만료된 경우에도 공백은 생기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같은 법 제32조는 유효기간이 끝난 뒤에도 교섭이 계속되면 종전 협약이 만료일로부터 3개월간 효력을 유지한다고 정한다. 자동연장협정을 둔 사업장이라면 그 약정에 따라 더 길게 이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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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정합의안 부결은 '협상이 원점에 가까워졌다'는 뜻이지, '임금 조건이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다. 노사는 다시 교섭 테이블로 돌아가고, 그 사이 조합원의 급여는 재협상 전과 동일하게 지급된다.
달라지는 것은 타결 시점이 뒤로 밀린다는 점이다. 타결이 늦어질수록 나중에 받을 인상분의 정산 규모가 커지거나, 반대로 소급 기준일을 두고 노사 간 이견이 생길 여지도 커진다. 부결 이후에는 재협상에서 소급 적용을 어떻게 정하는지가 조합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다.
소급 적용은 법이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단체협약 문언으로 정해진다. 많은 사업장이 '임금은 매년 몇 월 며칠부로 인상하되 교섭이 지연되면 소급 적용한다'는 조항을 둔다. 이런 조항이 있으면 타결이 늦어도 정해진 기준일까지 거슬러 올라가 차액을 정산한다.
대법원은 이렇게 단체협약에 따라 소급해 지급된 임금 인상분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봤다. 소급 인상분이 연장근로수당 등 다른 수당의 산정 기초에도 반영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소급의 적용 범위, 특히 협약 체결 전에 이미 퇴직한 사람에게까지 미치는지는 협약 문언과 판례에 따라 달라진다. 과거 대법원 판결은 협약 체결 이전에 퇴직한 근로자에게는 소급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따라서 소급 여부를 가늠하려면 '이번 재협상안에 소급 조항이 들어가는지', '기준일이 언제인지', '지급 시점에 재직 중이어야 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성과급을 임금협상 타결과 한 묶음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둘은 분리돼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경영성과급처럼 전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성과급은 협상 타결 여부와 무관하게 별도 기준으로 산정되곤 한다.
반대로 이번 재협상에서 성과급 산정 방식이나 지급률 자체를 바꾸기로 한다면, 그 결과는 협약이 타결돼야 반영된다. 내 성과급이 어느 쪽에 속하는지, 즉 실적 연동인지 협상 대상인지부터 구분해야 혼란이 줄어든다.
재협상도 결렬돼 쟁의행위에 들어가면 임금 구조가 바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단체협약이나 노사 간 약정, 지급 관행이 없는 한 파업 등 쟁의행위 기간의 임금청구권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른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다. 파업에 참여한 날만큼 임금이 공제될 수 있다는 뜻이다.
파업을 연차휴가로 처리해 임금 공제를 피하는 방법도 통하지 않는다. 대법원은 정상적인 근로관계를 전제로 하는 연차휴가권을 파업 참가에 사용할 수 없다고 봤다. 파업에 들어가기 전, 공제 방식과 규모를 조합 차원에서 확인해 두는 편이 낫다.
아래는 임금 조건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미리 점검할 항목이다.
협상 기간이 길어질수록 '지금 당장 손해 본다'는 불안이 커지지만, 실제로 임금 조건이 비는 구간은 거의 없다. 변수는 소급의 기준일과 파업 여부에 몰려 있다. 이 두 가지를 조합 공지와 협약 문언에서 확인해두면, 타결이 늦어져도 내 급여가 어떻게 정산될지 미리 그려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