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10월 말 전국 32만 명이 거리로 나왔고 노동계는 11월 5일 총파업을 예고했으며, 2023년 정년 64세 연금개혁은 2028년까지 유예된 상태다. 프랑스는 정년을 늦추려다 반발에 막혔지만 한국은 반대로 연금 수급이 뒤로 밀리며 정년 연장을 요구하는 처지다. 두 나라의 연금·정년 구조에서 닮은 점과 다른 점을 가려 보면 내 노후 소득 공백이 어디서 생기는지 가늠할 수 있다.

10월 31일 프랑스에서 세 번째 주말 시위가 열렸다. 내무부 집계로 파리 7만 명, 전국 32만 명이 거리로 나왔고 주최 측은 전국 50만 명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시위는 고등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 요구에서 시작해 고물가와 시민 자유 문제로 번졌다. 경찰 7만 명이 투입됐고 도심 행진은 금지됐다.
노동 뉴스로서 눈여겨볼 대목은 일정이다. 학생단체는 11월 3일과 5일 학교 봉쇄를 예고했고, CFDT 등 노동단체는 11월 5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교육에서 시작한 불만이 노동계 파업과 합류하는 구조다.

Vitaly Gariev
지금의 분노 밑에는 연금 문제가 깔려 있다. 마크롱 정부는 2023년 연금 수령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기여 기간을 42년에서 43년으로 늘리는 개혁을 밀어붙였다. 그해 열 차례 넘는 전국 총파업에도 개혁 방향은 바뀌지 않았다.
흐름이 꺾인 건 그 뒤다. 2025년 가을 시위를 거치며 2023년 연금법은 보류됐고, 정부는 2026년 사회보장재정법을 통해 정년 상향을 2028년까지 유예했다. 유예에는 비용이 따른다. 한 추정으로 2026년 4억 유로, 약 6630억원이 더 들고 2027년에는 18억 유로, 약 2조9860억원으로 불어난다. 르코르뉘 총리가 임명 27일 만에 사임했다가 나흘 뒤 재임명되는 혼란 속에 나온 선택이었다.
프랑스 뉴스를 내 노후로 당겨 오면 두 축이 보인다. 하나는 연금 제도, 다른 하나는 정년이다.
연금은 한국도 막 손봤다. 2025년 3월 여야는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3%로 높이는 모수개혁에 합의했다. 보험료율은 2026년부터 매년 0.5%포인트씩 올라 2033년 13%에 도달한다. 18년 만의 연금개혁이자 27년 만의 보험료 인상이다. 다만 자동조정장치 도입 같은 쟁점과 구조개혁은 국회 특위로 넘어갔다.
정년은 결이 다르다. 한국의 법정 정년은 60세인데,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단계적으로 올라 2033년이면 65세가 된다. 60세에 퇴직하고 65세에 연금을 받으면 5년의 소득 공백이 생긴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정년을 연장하자는 요구가 나온다.
| 구분 | 프랑스 | 한국 |
|---|---|---|
| 정년·수급 방향 | 정년 62→64세(2028년까지 유예) | 정년 60세, 연금 수급 2033년 65세로 |
| 2025~26 조치 | 2023년 개혁 유예 | 보험료 9→13%, 대체율 40→43% |
| 노동계 움직임 | 11월 5일 총파업 예고 | 구조개혁 특위서 논의 |
표를 보면 방향이 엇갈린다. 두 나라 모두 고령화로 연금 재정이 빠듯해졌다는 출발점은 같다. 하지만 프랑스는 비교적 이른 정년을 더 늦추려다 반발에 막혔고, 한국은 수급 시점이 밀리면서 오히려 정년을 늘려 공백을 메우자는 쪽이다.
그래서 프랑스 시위를 읽을 때 확인할 기준은 분명하다. 첫째, 쟁점이 더 내느냐(보험료)인지 더 늦게 받느냐(정년·수급)인지 구분한다. 둘째, 내 세대의 수급 개시 연령과 예상 퇴직 시점 사이 공백이 몇 년인지 따진다. 프랑스의 64세 반대는 남의 일처럼 보이지만, 2033년 65세 수급과 60세 정년 사이의 5년은 한국 직장인 각자가 풀어야 할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