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사가 총액임금 3.0% 인상에 잠정 합의했는데, 이 수치는 기본급만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받는 수당과 상여까지 합친 임금총액을 기준으로 한다. 그래서 총액임금 3% 인상이 곧 기본급 3% 인상을 뜻하지는 않으며, 초과근무수당이나 일회성 성과급은 이 계산에서 빠지기 때문에 내 연봉 명세와 곧바로 견주면 어긋난다. 제대로 비교하려면 정기적으로 받는 항목만 추려 작년과 올해 연간 총액을 같은 구성으로 계산한 뒤 기본급 인상분과 나눠 봐야 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9월 28일 산별중앙교섭을 잠정 타결했다. 4월 첫 교섭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핵심은 두 가지로, 총액임금 3.0% 인상과 은행 개점 시간을 오전 9시에서 9시 30분으로 늦추는 영업시간 단축이다. 영업시간 조정은 내년 4월부터 적용되고, 30일로 예정됐던 2차 총파업은 철회됐다.
여기서 눈여겨볼 표현이 '총액임금'이다. 뉴스 제목만 보면 월급이 3% 오른다고 읽기 쉽지만, 실제 의미는 조금 다르다.

Tima Miroshnichenko
임금협상 결과로 나오는 협약임금인상률은 임금총액을 기준으로 삼는다. 임금총액은 기본급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받는 각종 수당과 상여금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즉 총액임금 3% 인상은 이 전체 묶음이 평균 3% 오른다는 뜻이지, 기본급이 3% 오른다는 약속이 아니다.
둘의 차이가 왜 중요할까. 기본급은 퇴직금과 통상임금 산정의 기초가 된다. 통상임금이 오르면 연장·야간수당 같은 다른 수당도 함께 오른다. 같은 3%라도 기본급을 올리는 것과 일회성 격려금으로 채우는 것은 이후 몇 년에 걸쳐 결과가 벌어진다. 노조가 총액이 아니라 기본급 인상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가지 더. 협약임금인상률을 계산할 때는 사후에 정해지는 초과근무수당, 결산 뒤 배당식으로 주는 성과급 등은 빼고 본다. 그때그때 달라지는 변동분을 넣으면 비교가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내 연봉을 이 3%와 견주려면 나도 같은 규칙을 적용해야 한다.
순서는 이렇게 잡으면 된다.
첫째, 비교 항목을 맞춘다. 급여명세서에서 매달 또는 정기적으로 받는 항목만 추린다. 기본급, 고정수당, 정기상여가 여기 들어간다. 초과근무수당과 그해만 받은 일회성 성과급·격려금은 뺀다. 총액임금 기준과 결을 맞추기 위해서다.
둘째, 연간 총액을 두 해 모두 같은 구성으로 더한다. 작년 한 해 정기항목 합계와 올해 정기항목 합계를 각각 구한다.
셋째, 인상률을 계산한다. (올해 총액 − 작년 총액)을 작년 총액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하면 내 총액 기준 인상률이 나온다. 예를 들어 작년 정기항목이 5,000만 원, 올해 5,150만 원이면 3%다.
넷째, 기본급만 따로 본다. 기본급의 전년 대비 증가율을 별도로 계산한다. 총액은 3%인데 기본급 인상은 1%대에 그친다면, 나머지는 수당이나 일시금으로 채워진 것이다. 이 차이가 협상 테이블에서 짚어야 할 지점이다.
연봉 재계약이나 처우 협상을 앞뒀다면 세 가지를 기준으로 삼을 만하다. 먼저 총액과 기본급을 나눠서 요구한다. 같은 인상액이라도 기본급에 반영되면 퇴직금과 통상임금까지 복리로 따라오지만, 일회성 지급은 그해로 끝난다.
다음으로 물가상승률과 견준다. 명목 인상률에서 물가상승분을 빼야 실제로 구매력이 늘었는지 보인다. 총액 3% 인상이라도 물가가 그만큼 올랐다면 실질은 제자리다.
마지막으로 성과급 비중을 확인한다. 제안된 인상분이 고정급인지, 실적에 따라 흔들리는 변동급인지에 따라 체감 안정성이 다르다. 뉴스 속 3%라는 숫자를 내 조건에 대입하는 일은, 결국 그 3%가 어떤 항목으로 채워져 있는지를 뜯어보는 데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