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 의왕역에서 입환작업을 하던 코레일 직원이 열차에 깔려 숨지면서 2인1조 준수 여부가 수사 쟁점으로 떠올랐다. 2인1조는 산업안전보건법에 직접 명문화된 규정이 아니라 단체협약과 간접 규정에 기대고 있어, 책임 소재가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와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넘어간다. 노동자는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작업을 멈출 권리가 있으며, 이를 이유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8월 29일 오전 7시 20분쯤 경부선 의왕역 구내에서 코레일 소속 50대 직원이 입환작업 중 열차에 깔려 숨졌다. 입환작업은 기관차와 화물차량을 연결하고 분리하는 일로, 숨진 직원은 선로 주변에서 기관사와 무전으로 신호를 주고받는 입환원 역할을 하던 중이었다.
사고 당시 2인1조 원칙이 지켜졌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철도특별사법경찰대와 고용노동부 안양지청이 CCTV와 작업자 간 무전 기록을 확보해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다만 이런 사고는 처음이 아니다. 2022년 오봉역, 2024년 구로역, 2025년 근덕역과 청도역까지, 철도 현장 작업자 사망사고가 반복돼 왔다.

Jiri Ikonomidis
입환작업은 무거운 차량이 오가는 선로 위에서 이뤄진다. 한 사람은 차량을 연결·분리하고 다른 한 사람은 기관사에게 신호를 보내며 주변을 살핀다. 혼자서 이 일을 하면 차량 움직임과 신호, 자기 위치를 동시에 챙겨야 해 사각지대가 생긴다.
그런데 2인1조는 산업안전보건법에 '2인1조로 하라'고 못 박힌 조항이 아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위험작업에 유도자나 신호수를 두도록 간접적으로 정하고 있고, 철도 현장에서는 코레일 노사가 2015년 단체협약에서 입환작업의 2인1조를 의무화했다. 즉 법령의 명시 규정이라기보다 안전규칙과 노사 합의가 겹쳐 지탱하는 원칙이다. 이 점이 책임을 따질 때 늘 쟁점이 된다.
2인1조가 법에 직접 적힌 의무가 아니더라도, 사업주가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에게 위험작업에서 재해를 막을 안전조치의무를 지운다. 인력을 제대로 배치하지 않았거나 위험한 단독작업을 방치한 정황이 확인되면 이 의무 위반이 문제가 된다.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이 더해진다. 노동자가 숨지는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면, 현장 관리자뿐 아니라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한 경영책임자까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에 나선 것도 산안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함께 보기 위해서다. 결국 책임은 원칙을 어긴 개인이 아니라, 안전한 작업 조건을 갖출 의무가 있는 회사와 경영책임자를 향한다.
노동자 입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사후 처벌보다 사고를 피하는 일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2조는 노동자에게 작업중지권을 준다.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볼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면, 노동자는 작업을 멈추고 대피할 수 있다.
핵심은 다음과 같다.
혼자 위험한 입환작업을 떠맡게 됐을 때 '거부하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 쉽다. 그러나 급박한 위험 앞에서 작업을 멈추는 것은 법이 보장한 권리이지 항명이 아니다. 조건은 '합리적으로 위험하다고 믿을 만한 상황'이라는 점이니, 무엇이 위험했는지 상황을 기록해 두면 이후 판단에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