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배달·대리운전 등 약 210만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를 대상으로 최저임금과 별개인 최저보수 기준을 만들기 위해 약 1,000명 표본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최저보수는 근로기준법상 최저임금을 적용하기 어려운 도급제 노동자를 위해 따로 설계되는 보호 기준으로, 이번 조사는 그 기준의 근거를 쌓는 첫 단계다. 조사 참여 요청이 오면 공식 조사인지 확인하고, 대기·이동시간과 업무비용까지 반영한 실제 시급을 어떻게 답할지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배달 라이더나 대리운전 기사에게 최저임금이 적용되느냐고 물으면 답은 대체로 '아니다'였다. 최저임금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데, 플랫폼으로 일감을 받는 라이더는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그 울타리 밖에 있었다.
정부가 꺼낸 카드가 '최저보수'다. 최저임금법을 고쳐 억지로 끼워 넣는 대신, 도급제로 일하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보수 수준을 따로 보장하는 별도 기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플랫폼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직접 확대하는 방안은 그동안 논의됐지만, 적용의 현실적 어려움과 사용자 측 반대로 진전되지 못했다. 최저보수는 그 막힌 길을 우회하는 다른 트랙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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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이게 아직 '제도'가 아니라 '조사'라는 점이다. 고용노동부는 최저보수 기준을 설계하기 위한 실태조사에 착수했고, 표본은 약 1,000명 규모다. 설문조사와 함께 노무제공 기록, 보수명세서 같은 실제 자료를 모아 시간당 보수 수준을 들여다본다.
우선 검토 대상 직종은 넓다. 배달·택배 라이더, 대리운전 기사, 가정방문 노동자, 돌봄·가사서비스 종사자, 방과후 강사, 방문 학습지 교사가 포함된다. 정부가 보호 대상으로 추산하는 비정형 근로자는 약 210만 명에 이른다.
다만 갈 길은 순탄치 않다. 소상공인 보호 방안이 부족하고 배달앱 수수료 인상 등으로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조사 뒤에도 이해관계자 공론화를 거쳐야 하는 만큼, 결과가 곧바로 보수 인상으로 이어진다고 보긴 이르다.
이 조사의 핵심은 시간당 얼마를 버느냐를 어떻게 계산하느냐다. 여기서 라이더의 실익이 갈린다. 배달 한 건에 붙는 배달료만 놓고 보면 시급이 높아 보이지만, 콜을 기다리는 시간과 이동 시간, 유류비·보험료·수수료 같은 비용을 빼면 실제 손에 쥐는 시급은 확 낮아진다.
조사 항목에 대기·이동시간을 포함한 총 노무제공시간과 업무 소요비용이 들어간 건 그래서다. 이 항목들을 얼마나 정확히 기록하느냐가 최저보수 기준선을 높게 잡을지 낮게 잡을지를 좌우한다. 응답을 대충 하면 오히려 라이더에게 불리한 낮은 시급이 근거로 남는다.
조사 대상에 포함돼 참여 요청을 받으면, 다음을 확인하고 답하는 게 좋다.
한 번의 설문이 제도를 바꾸진 않는다. 다만 라이더 스스로 자신의 실제 시급을 기록으로 남기는 자리인 만큼, 참여할 거라면 대충 넘기지 않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