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소아응급 압수수색 논란으로 의료계 반발이 커지며 필수의료 현장의 이탈 우려가 다시 거론되고, 복지부도 수사지침 마련에 나섰다. 사직은 개인의 의사표시지만 효력이 생기는 시점은 사용자의 수리 여부와 민법이 따로 정하고 있어 사표를 냈다고 관계가 바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수리 여부, 민법 제660조의 통고 기간, 위약금과 임금 공제 금지 규정을 확인하면 자신의 퇴직 절차와 권리를 지킬 수 있다.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을 두고 의료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10월 30일 서울 의사협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을 규탄했고, 필수의료 현장의 이탈 우려가 다시 거론된다. 복지부 정은경 장관도 다음 주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만나 수사지침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뉴스를 보면 "나도 사표 한 장 내면 끝 아닌가" 싶지만, 노동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사직은 효력이 생기는 시점이 따로 정해져 있고, 그 전까지는 근로계약이 그대로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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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은 사용자가 사직서를 수리하느냐다. 회사가 사표를 받아들이면 양쪽이 합의한 날에 근로관계가 끝난다. 여기까지는 분쟁이 적다.
문제는 회사가 수리를 미루거나 거부할 때다. 이 경우 민법 제660조가 기준이 된다. 기간을 정하지 않은 고용이라면 사직 통고를 받은 날부터 1개월이 지나야 해지 효력이 생긴다. 월급처럼 기간으로 보수를 정했다면 통고를 받은 그 기간(당기)이 지난 뒤, 다음 한 번의 임금 지급기가 더 지나야 효력이 발생한다. 즉 월급제 직장인은 사표를 낸 달과 그다음 달이 지나야 비로소 관계가 끝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번 회사에 도달해 승낙까지 된 사직 의사는 되돌리기 어렵다. 대법원은 사용자가 사직을 승낙해 계약 종료 효과가 생긴 뒤에는 근로자가 의사표시를 일방적으로 철회할 수 없다고 봤다(99두8657). 마음이 바뀔 여지가 있다면 수리 전에 정리하는 편이 안전하다.
사표를 낸 뒤 효력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근로계약이 유효하다. 이 기간에 출근을 멈추면 무단결근으로 처리될 수 있다. 집단 사직이 뉴스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응급실처럼 공백이 곧바로 환자 안전으로 이어지는 현장에서는 이탈 자체가 사회적 쟁점이 된다.
다만 '집단'이라는 말에 오해가 없어야 한다. 집단 사직도 법적으로는 개인별 사직 의사표시가 모인 것이다. 효력이 언제 생기는지, 책임이 있는지는 각자의 계약 형태와 수리 여부에 따라 따로 판단된다.
갑자기 그만두면 회사가 돈을 물린다는 말이 돈다. 근로기준법은 여기에 분명한 선을 긋는다. 제20조는 근로계약 위반에 대비해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 두는 약정을 금지한다. "무단 퇴사 시 얼마를 배상한다"는 식의 사전 약정은 효력이 없다.
손해배상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회사가 실제 손해와 그 손해가 퇴사 때문에 생겼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출근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배상액이 자동으로 정해지지는 않는다. 또 제43조의 임금 전액 지급 원칙에 따라, 회사가 손해배상금을 명목으로 임금이나 퇴직금에서 일방적으로 떼어 갈 수도 없다.
뉴스 속 상황과 내 경우는 다르다. 사직을 마음먹었다면 감정보다 절차를 먼저 챙기는 것이 유리하다.
정리하면, 사직은 내 자유지만 '언제 끝나는가'는 법이 정한다. 수리 여부와 통고 기간, 위약금·공제 금지 규정만 알아도 불필요한 분쟁을 피할 수 있다. 사안이 복잡하면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을 들고 노동청이나 노무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