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안전공업 화재로 74명이 사상한 사건에서 대전경찰청이 9월 17일 대표 등 13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송치 사유의 중심에는 경보기를 끄도록 한 교육과 방화구획 훼손 같은 평소 관리 관행이 있어, 사고가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였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근로자는 같은 위험 신호를 발견하면 산업안전보건법상 작업중지권과 고용노동부·안전신문고 신고로 대응할 수 있다.
대전경찰청은 2026년 9월 17일 안전공업 손주환 대표이사(77) 등 13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소방시설법 위반, 증거 위·변조 혐의로 대전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지난 3월 20일 오후 1시 17분께 대전 대덕구 문평동 공장 동관 1층 집진설비 부근에서 시작된 불로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친 사건이다.
송치는 재판이 아니다. 경찰이 수사를 마치고 사건을 검찰에 넘긴 단계이고, 기소 여부와 유무죄는 앞으로 검찰과 법원이 판단한다. 다만 송치 사유를 보면 경찰이 이 사고를 어디에 무게를 두고 봤는지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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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공개한 정황의 핵심은 우발적인 불이 아니라 평소의 관리 방식이다. 안전공업은 2017년부터 소방수신기가 울리면 경보 기능을 임의로 차단하도록 매뉴얼을 만들어 직원을 교육했고, 화재 당일에도 관리자가 작동한 수신기를 즉시 껐다.
방화구획도 온전하지 않았다. 동관에 중이층 형태의 휴게공간을 허가 없이 증축하는 과정에서 방화구획이 훼손됐고, 방화문은 평소 열린 채 방치됐다. 불과 연기를 한 구역에 가두는 장치가 사실상 무력화돼 있었던 셈이다.
여기에 증거 위·변조 혐의가 더해졌다. 위험성 평가표를 비롯한 안전 관련 공문서 15건을 화재 전에 적법하게 관리한 것처럼 꾸며 수사기관에 낸 정황이다. 경보와 구획, 서류라는 세 겹의 문제가 겹치면서 13명이 함께 송치됐다.
경찰이 적용한 혐의에 산업안전보건법이 직접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문제가 된 행위들은 사업주가 지켜야 할 기본 안전의무와 맞닿아 있다.
소방 쪽에서는 소방시설을 정상 상태로 유지·관리할 의무가 핵심이다. 경보설비를 임의로 끄거나 방화구획과 방화문의 기능을 훼손·개방해 두는 것은 이 의무를 정면으로 어기는 행위로 본다. 이번에 소방시설법 위반이 적용된 배경이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에게 위험을 미리 찾아 없애는 일, 즉 위험성 평가와 그에 따른 안전조치를 요구한다. 평가표를 사후에 꾸몄다는 의혹은 형식만 갖추고 실제 위험 관리는 비어 있었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서류가 있느냐가 아니라 그 서류대로 현장이 돌아갔느냐가 판단 기준이다.
경보기가 자주 꺼져 있거나, 방화문이 늘 열려 있거나, 대피로가 막혀 있다면 그것은 이번 사건과 같은 위험 신호다. 근로자에게는 두 가지 길이 있다.
첫째는 작업중지권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2조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근로자가 스스로 작업을 멈추고 대피할 수 있도록 한다. 대피한 뒤에는 상급자에게 지체 없이 알려야 하고, 사업주는 이를 이유로 해고나 불리한 처우를 할 수 없다. 위험이 있다고 볼 합리적 이유가 있으면 임금도 보전된다.
둘째는 신고다. 안전조치 없이 위험하게 돌아가는 현장, 특히 화재나 폭발처럼 다수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은 고용노동부에 신고할 수 있다. 창구는 안전신문고(safetyreport.go.kr)와 고용노동부 노동포털의 산업안전 위험요인 신고센터, 그리고 전화 1350 고객상담센터다.
기록을 남기는 것도 방법이다. 경보 차단이나 방화문 개방이 반복된다면 날짜와 상황을 메모해 두면 신고나 이후 절차에서 근거가 된다. 안전은 사고가 난 뒤가 아니라, 이런 신호를 그냥 넘기지 않는 데서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