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법 제52조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으면 근로자가 스스로 작업을 멈추고 대피할 수 있게 하며, 위험 여부의 1차 판단 주체는 근로자다. 사업주는 합리적 이유가 있는 작업중지나 위반 사실 신고를 이유로 해고 등 불이익을 줄 수 없고, 이를 어기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급박한 위험을 느끼면 중지·대피 후 즉시 보고하고, 위반 사실은 고용노동부 노동포털이나 안전신문고로 신고할 수 있다.

지난 7월 HL만도 평택공장에서 하청 노동자 한 명이 공작기계를 정비하다 기계에 끼여 숨졌다. 원청 관리자가 정비 중인 사실을 모른 채 시운전을 지시했고, 그 기계에는 문이 열리면 작동을 멈추게 하는 안전장치 '인터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후 고용노동부 감독에서 이 공장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은 138건으로 집계됐다. 86건은 사법처리, 52건은 약 2억 8천만 원의 과태료 대상이었다. 인터록 없이 설비를 돌리고 컨베이어 구동부 덮개를 달지 않은 항목들이 포함됐다.
문제는 이런 위반이 사고가 난 뒤에야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 전에,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스스로 위험을 멈추고 확인할 수 있는 권리가 법에 정해져 있다.

Mehmet Turgut Kirkgoz
산업안전보건법 제52조는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을 규정한다.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으면 근로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위험작업 거부권'이 바로 이 조항에 근거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판단 주체다. 2019년 개정으로 급박한 위험이 있는지를 1차로 판단하는 주체가 근로자임이 분명해졌다. 다만 '급박한 위험'은 즉각적으로 생명·신체에 심각한 위해가 올 개연성이 매우 높아 일을 계속할 수 없다고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수준을 말한다. 사소한 불편이 아니라 실제 위험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작업을 멈추고 대피했다면 지체 없이 관리감독자나 부서장에게 그 사실을 보고해야 한다. 이 절차를 지키는 것이 나중에 정당한 행사였음을 뒷받침한다.
멈추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작업중지를 주저하게 만든다. 법은 이 지점을 분명히 한다.
제52조는 근로자가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을 때, 사업주가 작업을 중지·대피한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한다. 위반 사실을 신고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제157조는 근로자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을 근로감독관에게 신고할 수 있게 하고, 신고를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를 금지한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 대상이다.
| 근거 | 권리·조치 | 핵심 |
|---|---|---|
| 제51조 | 사업주의 작업중지 | 급박한 위험 시 사업주가 즉시 중지·대피 조치 |
| 제52조 | 근로자의 작업중지 | 근로자가 스스로 중지·대피, 판단 주체는 근로자 |
| 제157조 | 위반사실 신고 | 근로감독관에 신고, 신고 이유 불이익 금지 |
계속 일해야 하는 사업장이라면 다음 경로를 알아두면 된다.
신고할 때는 위험 설비나 빠진 안전장치, 날짜와 장소를 구체적으로 남겨두는 편이 처리에 도움이 된다. 인터록이나 덮개 같은 방호장치가 빠져 있는지, 정비 중 가동을 막는 절차가 있는지가 대표적인 확인 지점이다. 당장 위험이 급박하다면 신고에 앞서 작업중지와 대피가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