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경기도 시범사업의 원칙은 임금 삭감 없는 근로시간 단축이며, 아이슬란드와 영국의 성공 사례도 임금을 그대로 두고 성과를 유지하는 방식이었다. 다만 임금 유지는 단축 자체가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 지원과 노사 합의에서 나오기 때문에, 재원 없이 회사가 자체 단축하면 방식에 따라 월급이 줄 수 있다. 회사 공지가 뜨면 보전 범위가 총액 기준인지, 정부 지원 연계인지, 지원 종료 후에도 유지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주 4일제, 혹은 주 4.5일제 이야기가 나올 때 직장인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쉬는 금요일이 아니라 통장에 찍힐 숫자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 중인 시범사업의 원칙은 '임금 삭감 없는 근로시간 단축'이다. 제도가 의도하는 방향 자체는 월급을 유지하는 쪽이다.
다만 이 원칙이 자동으로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임금이 유지되느냐는 결국 '어떤 방식으로', '누구의 돈으로' 시간을 줄이느냐에 달려 있다.

Bingqian Li
경기도 시범사업은 이 구조를 잘 보여준다. 임금을 줄이지 않고 근로시간을 단축한 사업장에 대해 경기도가 인건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즉 근로자가 손해 볼 몫을 정부·지자체 예산으로 메워 임금을 지킨다.
참여 기업은 아래 세 가지 방식 가운데 하나를 노사 합의로 골라 운영한다.
| 방식 | 근무 형태 | 시범사업 임금 |
|---|---|---|
| 주 4.5일제 | 주 1회 반일 휴무(예: 금요일 오후) | 삭감 없음 |
| 주 35시간제 | 하루 7시간씩 5일 | 삭감 없음 |
| 격주 주 4일제 | 2주 단위로 격주 4일 근무 | 삭감 없음 |
지원 규모도 구체적이다. 경기도는 주당 5시간을 줄이면 근로자 1인당 월 27만 원, 4시간을 줄이면 월 22만 원을 임금 보전 명목으로 지원한다. 여기에 신규 채용 시 1인당 월 80만 원(최대 6개월), 컨설팅과 근태관리 도입에 기업당 최대 1,500만 원이 붙는다. 대신 상시근로자 5인 이상 300인 미만, 노사 합의, 전자적 출퇴근 관리라는 조건이 따르고 지원 기간은 2026년 5월부터 2027년 말까지다.
핵심은 이것이다. 임금이 유지되는 건 '단축'이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단축을 뒷받침하는 재원과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간 나라들의 실험도 같은 지점을 가리킨다. 아이슬란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주 40시간을 35~36시간으로 줄였는데, 임금은 그대로 유지했다. 약 2,500명이 참여한 이 실험에서 생산성과 만족도가 함께 올랐고, 이후 협약을 통해 아이슬란드 노동자의 86%가 단축 근무 기회를 갖게 됐다.
영국이 2022년 하반기에 진행한 실험은 방식을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61개 기업, 약 2,900명이 이른바 '100-80-100' 모델을 적용했다. 임금은 100% 그대로, 근무시간은 80%로, 대신 성과는 100%로 유지하겠다는 약속이다. 결과적으로 번아웃과 이직이 크게 줄고 매출은 대체로 유지됐으며, 참여 기업의 92%가 제도를 이어가기로 했다.
성공한 실험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임금은 지키되, 줄어든 시간만큼 성과를 유지한다는 전제가 붙어 있었다.
반대로 임금 보전이 가장 어려운 대목이라는 지적도 있다. 근로시간이 줄면 영세 사업장은 생산 공백을 메우려 사람을 더 뽑아야 하고, 늘어난 휴일만큼 수당 부담도 커진다. 노동자 입장에서도 임금이 깎이는 방식이라면 단축을 반길 이유가 없다. 그래서 "어떻게 임금을 보전하느냐"가 최대 난제로 꼽힌다. 경영계에서는 법정근로시간을 일률적으로 줄이면 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바꿔 말하면, 정부 지원이나 노사 합의 없이 회사가 자체적으로 시간을 줄이는 경우엔 방식에 따라 월급이 줄어들 여지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 회사가 주 4일제나 4.5일제를 도입한다는 공지가 올라오면, 다음을 순서대로 확인하는 게 좋다.
이 다섯 가지가 명확하면 월급 걱정의 대부분은 답이 나온다. 특히 '총액 기준 보전'과 '지원 종료 후 유지 여부'는 놓치기 쉬우니 공지에 없다면 인사팀에 따로 물어보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