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조가 9월 파업을 예고했지만 사내 하청 노동자의 근로계약은 원청 파업과 별개로 유지된다. 원청 파업으로 라인이 멈춰 하청업체가 휴업하면 대법원 판례상 하청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보아 평균임금 70% 이상의 휴업수당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하청 노동자 본인이 파업에 참가하면 무노동 무임금이 적용되므로, 휴업인지 파업 참가인지 구분하고 근로계약서의 사용자·계약기간 조항을 확인해야 한다.
포스코 노조가 창사 58년 만에 첫 파업을 예고하면서 포항·광양제철소 안에서 일하는 사내 하청 노동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먼저 확실히 해둘 것이 있다. 원청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도 하청업체와 맺은 근로계약은 그대로 유지된다. 파업의 당사자는 포스코와 포스코 노조이지, 하청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내 하청 노동자의 사용자는 원청인 포스코가 아니라 자신을 고용한 하청업체다. 근로계약, 임금 지급, 4대보험 가입 모두 하청업체 명의로 이뤄진다. 그래서 원청이 파업을 결의하거나 실제로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하청 노동자의 근로계약 자체가 흔들리지는 않는다.
포스코 노조는 지난 8월 21일 중앙노동위원회와 고용노동부에 쟁의행위 신고서를 냈다. 신고서에는 쟁의 기간을 9월 1일부터 두 달, 참가 인원을 약 1만 명으로 적었다. 준법투쟁과 연장·휴일근로 거부를 거쳐 부분파업으로 수위를 높이는 단계적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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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파업으로 생산라인이 멈췄을 때다. 원청 라인이 서면 하청업체도 일감이 끊겨 노동자를 쉬게 하는 휴업이 발생한다. 이때 하청 노동자는 임금을 한 푼도 못 받는 것이 아니라 휴업수당을 청구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 제46조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면 평균임금의 70% 이상을 휴업수당으로 지급하도록 정한다. 핵심은 여기서 말하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를 법원이 넓게 해석한다는 점이다. 대법원은 2019도9604 판결에서 원청 조선소의 크레인 사고로 작업이 중지된 기간에 하청 노동자 50명에게 휴업수당을 주지 않은 사업주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원청 사정으로 인한 조업 중단은 하청 입장에서 피하기 어려운 경영상 위험일 뿐, 천재지변 같은 불가항력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정부의 작업중지명령조차 면책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이 논리는 원청 파업으로 인한 조업 중단에도 대체로 적용된다. 원청 노조가 파업해 라인이 서고 그 여파로 하청이 휴업했다면, 원인이 하청 노동자에게 있지 않은 이상 하청 사용자의 귀책 휴업으로 보아 휴업수당 지급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할 것이 있다. 하청 노동자가 스스로 파업에 참가한 경우다. 쟁의행위에 참가한 노동자는 근로 제공을 자발적으로 거부한 것이므로, 그 기간은 사용자의 귀책사유에 의한 휴업으로 보지 않는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적용돼 휴업수당도 임금도 나오지 않는다.
정리하면 이렇다. 원청 파업으로 내 일이 끊겨 쉬게 됐다면 휴업수당 대상이고, 내가 하청 노조원으로서 파업에 직접 참가했다면 그 기간은 무임금이다. 같은 '쉬는 날'이라도 성격이 전혀 다르다. 회사가 "파업 때문에 쉬는 것이니 임금이 없다"고 뭉뚱그린다면, 내가 파업에 참가한 것인지 회사 사정으로 휴업한 것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파업이 길어지면 하청 노동자는 고용 불안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럴 때는 근로계약서와 도급계약 구조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다.
휴업수당을 받지 못했거나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면 관할 지방고용노동청 진정이나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을 활용할 수 있다. 파업 국면에서는 원청·하청·노조의 주장이 엇갈리기 쉽다. 근무한 날과 휴업 지시 여부를 문자나 근태 기록으로 남겨두면 나중에 근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