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대법원은 구 노조법에선 원청이 하청노조와 교섭할 의무가 없다고 봤지만, 원청의 사용자성을 명문화한 개정 노조법(노란봉투법)이 도입되면서 적용 시점 이후 사건은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원청 교섭이 인정되는지는 어느 법이 적용되는 사안인지와 원청이 임금·안전·작업량 등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지에 달려 있다. 교섭을 요구하기 전 원청의 지배력을 보여주는 자료를 모으고, 서면 요구와 거부 증거를 확보해 거부일로부터 3개월 안에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하는 순서를 밟아야 한다.

하청 노조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느냐는 질문의 답은 최근 1년 사이에 흔들렸다. 2026년 7월 9일 대법원은 CJ대한통운 사건(2024두37015)에서, 구 노동조합법으로는 원청이 하청 택배기사들과 교섭할 의무가 있는 사용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을 근거로 사용자성을 인정했던 1·2심을 뒤집은 결론이다.
그런데 이 판단은 '구 노조법 사안'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다. 원청의 사용자성을 명문으로 추가한 개정 노조법,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도입되면서, 개정법이 적용되는 사건부터는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대법원도 CJ 사건에는 개정법을 소급 적용할 수 없지만 향후 적용 사건은 다르게 볼 여지가 있다고 남겨뒀다. 결국 핵심은 두 가지다. 내 사안이 어느 법의 적용을 받는가, 그리고 원청이 근로조건을 실제로 얼마나 지배하는가.

Werner Pfennig
교섭의 상대방은 노조법상 '사용자'다. 직접 근로계약을 맺지 않은 원청이 여기에 들어가느냐가 오랜 쟁점이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간접고용 관계에서도 원청이 하청 근로자의 노동조건에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는 범위라면 교섭 당사자 지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봐왔다. 반면 지방노동위원회는 대우조선 사건에서 원청은 교섭 당사자가 아니라며 신청을 기각하기도 했다. 판단이 엇갈려 온 것이다.
이 흐름에 대법원이 구 노조법 기준으로 선을 그었다.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근로계약 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면 단체교섭 의무를 지는 사용자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2026년 5월 HD현대중공업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구법 사안의 종전 법리를 바꾸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한 논리를 그대로 적용했다.
정리하면 이렇다. 구 노조법이 적용되는 사안이라면, 단순히 도급을 줬다거나 현장을 함께 쓴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직접적인 근로계약 관계에 가까운 지배가 입증돼야 대법원 기준을 넘는다. 반대로 개정법이 적용되는 사안이라면, 원청이 임금·안전·작업량 같은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범위에서 교섭 요구가 인정될 여지가 생긴다.
그래서 '원청이 무엇을 실제로 결정하는가'를 보여줄 수 있느냐가 갈림길이 된다. 한화오션에서 하청노조의 고공농성과 교섭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것도, 원청이 교섭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지를 둘러싼 같은 쟁점의 연장선에 있다.
교섭 요구가 거부됐을 때의 구제 절차는 단계가 정해져 있다.
기한이 짧으므로 날짜 관리가 중요하다. 구체적인 서식과 요건은 노동위원회 공식 안내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법이 바뀌는 과도기인 만큼, 요구 단계부터 원청의 지배력을 입증할 자료를 모아 두면 어느 법이 적용되든 교섭의 근거로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