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연금개혁으로 국민연금 기금 소진 전망은 2055년에서 2064년으로 9년 늦춰졌고, 보험료율은 2033년까지 13%로 오른다. 소진은 쌓아둔 적립금이 바닥난다는 뜻이지 연금이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며, 이번 개정에 국가 지급보장이 법으로 명문화됐다. 30~40대라면 막연한 불안보다 '내 곁에 국민연금' 앱으로 예상 연금액과 가입 이력부터 확인하는 편이 실질적이다.

국민연금 기금이 2064년에 소진된다는 전망을 두고 "그때쯤 받을 나는 한 푼도 못 받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소진은 연금이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다. 지금까지 보험료로 쌓아 둔 적립 기금이 바닥난다는 뜻이다.
국민연금은 적립해 둔 돈에서 나오는 운용 수익과, 지금 일하는 세대가 내는 보험료를 함께 써서 연금을 지급한다. 적립금이 없어지면 운용 수익이라는 받침대가 빠질 뿐, 그 세대의 보험료라는 재원은 남는다. 이 구분을 놓치면 소진이라는 단어만 보고 불안해지기 쉽다.

Anna Shvets
2025년 3월 20일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2007년 이후 18년 만의 개혁으로, 재석 277명 중 193명 찬성으로 가결됐다. 핵심은 '더 내고 더 받는' 쪽이다.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13%로 오른다. 2026년부터 2033년까지 매년 0.5%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올라 13%에 닿는다. 소득대체율은 2026년부터 43%로 상향된다. 소득대체율은 가입 기간 평균 소득 대비 연금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보여주는 비율이다. 이 조정으로 기금 소진 전망은 기존 2055년에서 2064년으로 9년 늦춰졌다.
직장인이라면 보험료율 인상 부담이 그대로 두 배로 오는 건 아니다. 보험료는 회사와 절반씩 나눠 내므로, 13% 가운데 본인 부담은 6.5%다.
이번 개정에는 숫자 못지않게 중요한 조항이 들어갔다. 국가가 연금 급여의 지급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법에 명문화된 것이다. 재정 고갈로 연금을 못 받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국가의 법적 책임으로 눌러 둔 셈이다.
구조적으로도 소진이 곧 중단은 아니다. 적립금이 바닥나면 그해 걷은 보험료로 그해 연금을 지급하는 부과방식으로 전환하는 길이 있다. 한국보다 고령화가 먼저 진행된 유럽 여러 나라도 적립금을 거의 두지 않은 채 이 방식으로 연금을 지급해 왔고, 소진 때문에 지급을 멈춘 사례는 없었다. 다만 이 방식은 그 시점의 보험료율 수준에 기대므로, 지금의 조건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보긴 어렵다.
그래서 더 현실적인 질문은 "받느냐 못 받느냐"가 아니라 "어떤 조건으로 받느냐"다. 2064년이라는 숫자도 이번 개혁을 전제로 한 추계일 뿐, 출산율과 기대수명, 운용 수익률이 달라지면 다시 움직인다.
이번 개혁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손본 모수개혁에 가깝다. 수급 연령이나 기금 운용 방식을 바꾸는 구조개혁은 숙제로 남았다. 30~40대가 연금을 받는 시점까지 보험료율과 수령액 조건이 한 번 더 조정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보는 편이 맞다. 지금의 예상 수령액을 확정된 미래로 읽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제도 전망을 걱정하기 전에 내 상태를 아는 것이 먼저다. '내 곁에 국민연금' 앱이나 국민연금공단 전자민원 사이트에 공동인증서나 카카오·네이버 인증으로 로그인하면, 지금까지 낸 보험료와 가입 기간, 예상 노령연금액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확인할 때 두 가지를 챙기면 좋다.
가입 기간이 길수록 유리한 제도이므로, 경력 단절이 있었다면 추후 납부 같은 제도로 기간을 메울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실질적인 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