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노조 약 2,000명이 여의도에서 지방 이전에 반대하는 첫 공동 결의대회를 열었습니다. 노조는 정책금융 경쟁력 약화와 인력 유출을 우려하며, 실제로 산은은 이전 논의 시기 퇴직자가 평년의 세 배로 늘었던 전례가 있습니다. 재직자와 이직 준비자에게 이 변화가 갖는 의미와 9월 로드맵 이후의 전개를 정리했습니다.

11일 저녁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인근에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3사 노조 조합원 약 2,000명이 모였다. 퇴근 후 모인 인원은 산은 약 900명, 기은 약 800명, 수은 약 300명. 세 국책은행 노조가 지방 이전에 반대해 공동 결의대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9월 전후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로드맵을 내놓을 예정이고, 부산시가 이 세 은행을 이전 희망 기관으로 공개 거론하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결과다.
이 사안은 단순한 기관 이사 문제가 아니다. 국책은행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곳을 목표로 취업·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근무지와 커리어의 밑그림이 바뀔 수 있는 문제다.

Clarence Gaspar
노조가 내세우는 우려는 크게 둘이다. 첫째는 정책금융 경쟁력이다. 노조는 홍콩·런던·싱가포르 같은 금융 도시가 역량을 한곳에 모아 경쟁력을 키우는데, 핵심 금융기관을 지방으로 흩어놓는 것은 흐름에 역행한다고 본다. 정책금융은 정부 부처, 대기업, 중소기업, 해외 네트워크와 긴밀히 맞물려 돌아가는데 물리적 거리가 멀어지면 소통과 교류가 줄고 기능이 비효율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출입은행 노조 위원장은 3개 국책은행이 정부 총 배당금의 70%를 담당한다며 "황금알을 얻겠다고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둘째는 인력 유출이다. 이 대목이 특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이다. 산업은행은 부산 이전 논의가 본격화한 2022~2023년, 연간 퇴직자가 평년의 세 배 가까운 100명 수준으로 늘었다. 이전이 확정되기도 전에 논의만으로 핵심 인력이 빠져나간 셈이다. 결의대회에서도 직원들은 50년간 쌓인 네트워크 단절, 주거지 변경, 가족계획 차질 같은 생활상의 피해를 호소했다.

Anna Shvets
재직자에게 근무지 이전은 근로조건의 근본적 변화다. 서울 생활을 전제로 짜둔 주거, 배우자의 직장, 자녀 교육 계획이 한꺼번에 흔들린다. 과거 산은 사례가 보여주듯, 이전 논의 단계에서부터 이직을 택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지금 국책은행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9월 로드맵의 방향과 시기를 주시하며, 개인의 커리어 시나리오를 미리 그려둘 필요가 있다.
이직·취업 준비자에게는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국책은행은 안정성과 전문성 덕에 선호도가 높은 직장이었지만, 이제는 '어디서 일하게 되는가'가 불확실해졌다. 지원을 고려한다면 해당 기관이 이전 대상에 포함되는지, 예상 시기가 언제인지, 이전 시 근무지 선택이나 지원책이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반대로 부산·대구 등 이전 예정지에 생활 기반이 있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Đỗ Tiến
당장의 분수령은 9월 전후로 예고된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이다. 여기에 국책은행이 명시적으로 포함되는지에 따라 논의의 온도가 달라진다. 정부는 이르면 2027년부터 단계적 이전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발 전선도 넓어지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와 한국무역보험공사까지 반대에 가세했고, 노조는 지방 이전 실효성 분석 용역을 추진하며 다른 금융공공기관 노조와의 연대를 넓히려 한다. 노조는 강제 이전 검토 중단, 1차 공공기관 이전 효과에 대한 객관적 분석, 통합 금융 집적화 전략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정책 목표와 금융 경쟁력·직원 생활권이라는 현실이 부딪치는 만큼, 로드맵 발표 이후에도 상당 기간 진통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