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사직은 근로자의 동의로 성립하는 합의라, 회사가 일방적으로 끝내는 해고와 달리 서명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합의서에 이직사유가 개인사정(코드 11번)으로 적히면 실업급여를 못 받을 수 있어 경영상 권고사직(코드 23번) 처리를 문구로 못 박아야 한다. 위로금이 퇴직금·미지급 임금과 별도인지, 부제소 조항이 미지급분까지 포기하게 만들진 않는지 확인하고 서명해야 한다.

권고사직 통보를 받으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이것이 해고와 다르다는 점이다. 해고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끝내는 행위다. 반면 권고사직은 회사가 사직을 권유하고 근로자가 이를 받아들여 함께 합의로 끝내는 것이다. 즉 근로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성립하지 않는다.
이 차이가 중요한 이유는 되돌릴 수 있느냐에 있다. 합의서에 서명하는 순간 '내가 동의한 사직'이 되어, 이후 부당해고를 다투기가 어려워진다. 다만 사표를 강요당하거나 사실상 압박에 밀려 낸 경우라면, 노동위원회와 법원은 이를 실질적 해고로 볼 수 있다.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부당해고 발생일부터 3개월 이내에 구제신청이 가능하다.
바꿔 말하면, 서명 전이 협상력이 가장 큰 시점이다. 서명 전 확인할 세 가지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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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사직은 원칙적으로 실업급여(구직급여) 수급이 가능하다. 그런데 실제 수급 여부는 회사가 고용보험 상실신고에 적는 이직사유 코드에서 갈린다.
| 이직코드 | 의미 | 실업급여 |
|---|---|---|
| 11번 | 개인 사정 자진퇴사 | 원칙적 불가 |
| 23번 | 경영상 인원감축 권고사직 | 수급 인정 |
| 26번 | 근로자 귀책 징계·권고사직 | 확인 절차 길어짐 |
회사가 편의상 또는 자사 불이익을 피하려고 코드 11번(자진퇴사)으로 신고하면, 권고사직을 당하고도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다. 그래서 합의서에 "이직사유를 회사의 경영상 필요에 따른 권고사직으로 신고한다"는 문구를 명시하고, 처리 후 이직확인서 사본을 반드시 받아둬야 한다. 위로금보다 이 한 줄이 더 큰 돈일 수 있다.
위로금은 법으로 정해진 기준이 없다. 근로기준법상 지급 의무가 있는 돈이 아니라 순수하게 협상으로 정하는 합의금이다. 보통 월급의 몇 개월분 형태로 논의되며, 근속기간과 직급, 재취업까지 걸릴 기간을 근거로 조율한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지점이 있다. 퇴직금, 밀린 임금, 미사용 연차수당은 위로금과 별개로 받아야 할 돈이다. 합의서에 위로금 액수만 적혀 있으면, 회사가 "이 위로금에 그 모든 게 포함됐다"고 주장할 여지가 생긴다. 위로금 조항에는 액수·지급일·지급방법과 함께 "퇴직금·미지급 임금·연차수당과 별도"라는 문구를 넣는 편이 안전하다. 세전인지 세후인지도 함께 못 박는다.
합의서 끝에는 대개 "향후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부제소 조항이 붙는다. 이 조항에 그대로 서명하면 나중에 미지급분이 드러나도 청구하기 어려워진다.
대응은 두 가지다. 하나는 "회사가 약정한 금품 지급이 모두 완료됨을 조건으로" 효력이 생긴다는 단서를 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아직 받지 못한 금품과 강행규정상 권리, 예컨대 퇴직금은 이 조항으로 포기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이다.
세 가지를 요약하면, 이직코드로 실업급여를 지키고, 위로금이 다른 권리를 삼키지 않게 하고, 부제소 조항이 미래의 청구를 막지 않게 하는 것이다. 권고사직 자체는 받아들이더라도, 서명 전 이 세 줄을 확인하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작지 않다. 판단이 서지 않는 조항이 있다면 서명을 미루고 노무사나 변호사의 검토를 받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