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혐오 표현을 직접 처벌하는 법은 없지만 국적·출신을 겨냥한 발언은 직장 내 괴롭힘, 차별, 모욕죄 세 갈래로 문제가 된다. 외국인 노동자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2020년 65건에서 2024년 225건으로 늘며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피해를 당했다면 증거 확보 뒤 사내 신고와 노동청·인권위 진정 순서로 움직이고, 사업장은 다국어 신고 절차부터 갖춰야 한다.

외국인 동료에게 국적이나 출신을 빗댄 말을 던지는 일을 두고 "이 정도는 괜찮지 않나" 생각하기 쉽다. 한국에는 혐오 표현 자체를 처벌하는 일반 법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벌 조항이 없다'와 '문제가 안 된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국적이나 출신을 겨냥한 발언은 상황에 따라 세 갈래로 문제가 된다. 직장 내 괴롭힘, 차별 행위, 그리고 모욕죄다. 핵심은 발언의 단어 하나가 아니라, 그것이 반복되고 지속되면서 일하는 사람의 환경을 망가뜨렸는지다.

Pavel Danilyuk
첫째는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이다. 법은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상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괴롭힘으로 본다. 특정인을 겨눈 반복적 폭언이 대표적 예다. 외국인 동료의 국적을 비하하는 말이 되풀이된다면 이 틀에 들어올 수 있다.
둘째는 차별이다.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인종, 피부색, 출신 국가, 출신 민족을 이유로 한 불리한 대우를 평등권 침해로 규정한다. 승진이나 업무 배정에서의 불이익뿐 아니라 모욕적 언동도 여기에 걸릴 수 있다.
셋째는 개별 발언 자체의 무게다. 공연히 사람을 깎아내리면 모욕죄, 허위 사실로 명예를 훼손하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다. 혐오 표현을 묶어 다루는 법이 없을 뿐, 낱낱의 발언은 기존 형법으로도 다퉈진다.
막연히 참기보다 순서를 정해 움직이는 편이 낫다.
한 가지 짚어둘 점.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보복 행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 대상이다. 다만 노동청은 회사가 법적 의무를 지켰는지 보는 곳이지 가해자를 직접 징계해 주는 곳은 아니라는 점도 알아두는 게 현실적이다.
이 문제가 드러나는 중이라는 건 숫자로도 보인다. 고용노동부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2020년 65건에서 2024년 225건으로 5년 사이 3.5배 가까이 늘었다. 외국인을 따로 집계해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늘어난 숫자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자, 그동안 참고 넘기던 일이 신고로 올라오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사 담당자 입장에서 대비의 초점은 '처벌'이 아니라 '체계'다. 발언 하나를 사후에 벌하는 것보다, 문제가 생겼을 때 돌아가는 신고·조사 절차를 미리 만들어 두는 쪽이 사업장을 지킨다.
구체적으로는 취업규칙에 괴롭힘·차별 금지와 처리 절차를 명시하고, 외국인 직원이 쓸 수 있도록 다국어 안내와 통역을 갖춰야 한다. 2026년 7월 개정된 고용노동부 매뉴얼은 대표 등 사용자가 가해자로 신고된 경우 그 당사자를 조사에서 배제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니 사내 규정에 반영해 둘 만하다. 상시 근로자 5명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의 괴롭힘 금지 조항이 적용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방치해도 되는 건 아니다. 이 경우에도 모욕죄 같은 다른 책임은 그대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