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의 세 요건에 맞아야 성립하며, 신고보다 녹음·메시지·일지 같은 증거 확보가 먼저다. 사내 신고를 받은 회사는 지체 없이 조사하고 피해자를 보호해야 하지만,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은 이 의무에서 빠져 노동청 신고를 준비해야 한다. 신고를 이유로 한 불이익은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 벌금 대상이므로, 조치의 시점과 사유를 기록해 두는 것이 핵심이다.
대응은 내 상황이 법이 말하는 직장 내 괴롭힘에 들어가는지 확인하는 데서 시작한다. 2019년 7월부터 시행된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세 가지가 모두 맞을 때 괴롭힘으로 본다.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했고,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었으며, 그 결과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을 때다.
여기서 선이 갈린다. 정당한 업무 지시나 합리적인 범위의 업무 평가는 기분이 나빠도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다. 반면 반복되는 폭언, 특정인에게만 몰아주는 격무, 따돌림과 업무 배제는 반복성과 지속성, 피해 정도를 함께 따져 괴롭힘으로 인정될 수 있다. 내 사례가 어느 쪽인지 먼저 정리해두면 이후 신고의 방향이 분명해진다.
Photo by Adolfo Félix on Unsplash
바로 신고하고 싶겠지만, 순서상 먼저 할 일은 증거 확보다. 노동청에 접수된 사건 상당수가 피해자 진술에만 의존해 사실 확인이 어려웠다는 지적이 있다. 증거 없이 "당했다"는 말만으로는 인정받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남겨야 할 증거는 정해져 있다.
녹취는 많이 묻는 대목인데, 기준이 명확하다. 내가 그 대화에 참여한 당사자라면 상대 동의 없이 녹음해도 원칙적으로 적법하고 증거로 쓸 수 있다. 반대로 내가 없는 자리에 녹음기를 설치하거나 제3자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소지가 생긴다. 이 선만 지키면 된다.
증거가 모였다면 1차는 사내 신고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은 괴롭힘을 알게 된 누구든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게 하고, 신고를 받은 사용자는 지체 없이 사실 확인 조사를 하도록 정한다.
조사 기간에 회사는 피해자를 보호해야 하고, 괴롭힘이 확인되면 피해자 요청에 따라 근무 장소 변경이나 유급휴가 명령 같은 조치를 하고 행위자를 징계해야 한다. 다만 상시 근로자 4명 이하 사업장은 이 사내 조사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작은 회사라면 이 점을 미리 알고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편이 낫다.
회사가 조사를 미루거나 신고 자체를 막으면, 다음은 고용노동부 지방관서에 신고하는 단계다. 노동청은 조사 후 법 위반이 확인되면 시정 명령이나 과태료 부과로 이어갈 수 있다. 이때 앞서 모은 녹음과 메시지, 일지가 그대로 쓰인다.
신고 유형에 따라 형사 고소를 함께 고려할 수도 있지만, 증거 수준과 회사 상황이 사람마다 달라 노무사나 변호사 상담을 거치는 쪽이 안전하다.
가장 걱정되는 건 신고했다가 돌아올 불이익이다. 법은 이 지점을 막아뒀다. 신고나 피해 주장을 이유로 해고, 징계, 부당 전보 같은 불리한 처우를 하면 사용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니 신고 전후로 다음을 챙겨두면 좋다.
신고와 불이익 사이의 시간 순서가 드러나면, 보복성 처우를 다툴 때 그 자체가 강한 근거가 된다. 결국 전 과정을 관통하는 원칙은 하나다. 기억이 아니라 기록으로 남겨야 내 주장이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