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독감 유행이 9월부터 번지며 유행주의보가 예년보다 일찍 발령돼 회사의 예방접종 지원 판단 시점이 앞당겨졌다. 국가 무료접종은 어린이·임신부·고령자에 한정돼 근로 연령 직원 대다수는 대상에서 빠지고, 사업장의 접종 지원은 법적 의무가 아닌 자율 복지다. 담당자는 직원 구성, 근무 형태, 시점을 따져 출장접종·제휴의원·비용지원 중 방식을 정해야 한다.

올해 독감 대응을 겨울 일로 미뤄뒀다면 계획을 당겨야 한다. 예년 같으면 11~12월에 검토하던 직원 예방접종 지원 여부를, 지금 결정 테이블에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유는 유행 시점이 이례적으로 빨라졌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은 통상 겨울에 내던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올해는 9월 11일에 발령했다. 9월 6~12일 기준 외래환자 1000명당 의심환자가 31.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6배에 이르렀다. 특히 7~12세 초등학생이 79.6명으로 가장 많았고, 1~6세가 55.2명으로 뒤를 이었다.
학령기 자녀를 둔 직원이 많은 조직이라면 가정 내 감염이 사업장으로 옮겨올 시점도 그만큼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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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담당자가 먼저 짚어야 할 사실이 있다. 국가 무료접종은 전 국민이 아니라 정해진 대상만 받는다.
이번 절기 무료접종 대상은 생후 6개월부터 14세까지 어린이, 임신부, 만 65세 이상이다. 9월 21일부터 순차 시작해 내년 4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올해는 학령기 확산을 막기 위해 어린이 지원 상한이 13세에서 14세로 늘었다.
바꿔 말하면 근로 연령대의 직원 대다수는 무료 대상에서 빠진다. 이들이 접종하려면 유료로 맞아야 한다. 회사가 지원을 검토하는 실익이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무료 대상이 아닌 직원의 접종 문턱을 낮추는 일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업주가 직원 독감 예방접종을 지원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는 사업주에게 안전·보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작업환경을 개선해 근로자의 건강을 유지·증진할 일반적 의무를 지운다. 하지만 독감 예방접종 비용을 대거나 접종을 제공하라고 콕 집어 강제하는 조항은 없다.
따라서 직원 접종 지원은 의무가 아니라 복지 성격의 자율 결정이다. 안 해도 법 위반은 아니지만, 결근과 사업장 내 확산을 줄이는 투자로 보고 도입하는 회사가 늘어나는 흐름이다.
자율이다 보니 회사가 택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크게 세 갈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출장접종이다. 의료기관과 계약해 지정일에 사업장으로 의료진이 방문하는 방식으로, 직원이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 가장 짧다. 인원이 일정 규모 이상일 때 적합하다.
둘째는 제휴 의원 지정이다. 인근 병·의원과 협약을 맺고 직원이 개별적으로 방문해 접종받게 하는 방식이다. 근무지가 분산돼 있거나 인원이 적을 때 현실적이다.
셋째는 비용 지원이다. 직원이 알아서 접종한 뒤 영수증으로 실비를 정산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 부담이 가장 가볍다. 다만 실제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는 앞의 두 방식보다 약할 수 있다.
지원 여부와 방식을 정하기 전, 다음을 점검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의무가 없다는 말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자, 하려면 회사가 기준을 스스로 세워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유행이 빨라진 올해는 그 판단을 미룰 여유가 예년보다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