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가 60시간 파업 끝에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성과금 400%+1,270만원, 기술직 500명 채용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만들고 8월 31일 찬반투표에 부친다. 임금과 고용을 함께 챙긴 표면 조건은 두텁지만, 자동화 확대 문구와 근소한 부결이 이어진 최근 흐름이 변수로 남는다. 조합원은 성과금 실수령액, 기술직 채용 시점, 로봇화 문구의 고용보장 여부를 따져 표를 던질 필요가 있다.

현대차 노사가 8월 25일 새벽 1시 30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만들었다. 5월 6일 상견례 이후 111일 만이고, 60시간 파업(생산라인 기준 120시간)을 거친 뒤였다. 조합원 전체 찬반투표는 8월 31일로 잡혔다. 투표 전에 조합원이 실제로 손에 쥐는 것과 남는 물음표를 나눠 볼 시점이다.
돈으로 들어오는 몫부터 보면, 호봉승급분을 포함한 기본급 10만원 인상, 성과금 400%에 1,270만원, 자사주 15주, 복지(해시)포인트 50만원, 하기휴가비 20만원 인상이다. 성과금은 기본급 대비 정률분과 정액분을 함께 얹는 구조라 개인별 기본급에 따라 총액이 달라진다. 자사주 15주는 지급일 주가에 연동되므로 확정 현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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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안의 무게중심은 임금만이 아니다. 고용 쪽에서 기술직 500명을 새로 뽑기로 했다. 2027년 하반기 200명, 2028년 300명으로 나눠 채용하는 일정이다. 1966~1970년생이 5년에 걸쳐 대거 은퇴하는 흐름과 맞물려, 조합은 정년 문제도 짚었다. 정년연장은 관련 법이 바뀌면 임금피크제를 더 늘리지 않고 곧바로 적용하기로 정리했다.
갈등을 접는 항목도 들어갔다. 노조 활동과 관련한 손해배상 청구 10건, 211억7천만원을 사측이 전액 철회한다. 조합 입장에서는 임금·고용·법적 리스크를 한 번에 정리한 셈이라 표면적 조건은 나쁘지 않다.
걸리는 대목은 로봇화 문구다. 사측은 피지컬 AI와 로보틱스를 활용해 생산현장의 자동화·로봇화를 넓히는 데 노사가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채용을 늘리면서 동시에 자동화를 확대한다는 두 방향이 한 합의문에 담긴 만큼, 조합원마다 고용 안정 신호로 읽을지 장기 일자리 축소 신호로 읽을지 갈릴 수 있다.
조건이 좋다고 가결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현대차만 봐도 2017년에는 첫 잠정합의안이 부결됐고 집행부 선거까지 겹치면서, 임단협 사상 처음으로 최종 타결이 해를 넘겨 이듬해 1월에야 이뤄졌다. 반대로 2019년부터 2024년까지는 6년 연속 파업 없이 매듭지었다.
올해는 그 무파업 흐름이 깨졌다. 60시간을 멈추면서 약 5만5천대 생산차질과 2조3천억원 넘는 매출 손실이 났다는 게 회사 집계다. 파업의 피로가 쌓인 뒤 나온 합의라는 점은 가결 쪽으로 작용할 수도, 눈높이가 올라간 조합원의 반발로 작용할 수도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최근 다른 사업장의 결과가 참고가 된다. SK하이닉스는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반대 50.08%, 찬성 49.92%로 부결됐다. 참여율 93%대에 표 차이는 단 25표였다. 성과금 배분을 둘러싼 불만이 근소한 부결로 이어진 사례다. 현대차 조건이 이보다 두텁긴 하지만, 성과 배분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국면이라는 신호로 읽을 만하다.
정리하면 확인 포인트는 세 가지다.
결과는 열려 있다. 임금과 고용을 모두 담아 표면 조건은 예년보다 두텁지만, 근소한 부결이 반복되는 최근 흐름과 로봇화를 둘러싼 해석 차이가 변수다. 31일 투표함이 열리기 전까지는 가결도 부결도 단정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