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노조법(노란봉투법)이 2026년 3월 10일 시행된 뒤 반년도 안 돼 중앙노동위원회가 포스코·한화오션·현대제철 등을 하청노조의 교섭 상대인 사용자로 잇달아 인정했다. 직접 고용계약이 없어도 하청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면 원청도 교섭 의무를 지므로, 하청을 둔 기업은 자사 해당 여부를 계약 형식이 아니라 현장 실질로 따져야 한다. 교섭 요구를 받으면 방치하지 말고 우리 회사의 실질 지배력 범위와 창구단일화 절차부터 점검하는 것이 부당노동행위 리스크를 줄이는 길이다.

개정 노동조합법 2·3조,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2026년 3월 10일 시행된 뒤 반년도 지나지 않아 원청을 교섭 상대로 인정하는 판정이 잇따르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6월 15일 한화오션을 사내 급식·시설관리 협력업체 노동자의 사용자로, 17일에는 포스코를 하청노조의 교섭 상대로 인정했다. 현대제철도 비정규직지회의 교섭 상대라는 판정을 받았다.
핵심은 직접 고용계약이 없어도 원청이 사용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개정 제2조는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를 사용자로 본다. 하청을 둔 기업이라면 남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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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해석지침이 제시한 판단 기준은 '근로조건의 지배·결정에 대한 구조적 통제'다. 원청이 하청 노동자에게 매일 직접 지시하지 않더라도, 근로조건 결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거나 하청업체의 인사·노무 의사결정을 제약하면 사용자성이 인정될 수 있다.
판단의 초점은 개별 지시가 아니라 집단 전체에 적용되는 규칙과 시스템이다. 예컨대 작업 방식, 안전·보건 기준, 배치와 물량을 원청 시스템이 사실상 정해두었다면 지배력의 근거가 된다. 해석지침은 이 요건이 근로자파견보다 완화된 수준에서도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 회사가 하청 근로조건을 어디까지 실제로 좌우하는지, 계약서가 아니라 현장 운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뜻이다.
판정을 받은 기업들의 대응은 한 방향이 아니다. 유형을 나눠 보면 자사 상황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된다.
| 기업 | 중노위 판정 | 원청 대응 |
|---|---|---|
| 포스코 | 원청 사용자성 인정 | 협력사 약 7000명 직고용 추진, 절차 후 교섭 예정 |
| 한화오션 | 급식·시설관리 협력사의 사용자 인정 | 판정 불복, 교섭 거부 |
| 현대제철 | 비정규직지회의 교섭 상대 인정 | 교섭 미응, 하청노조 파업 |
크게 세 갈래다. 절차를 밟아 교섭에 응하거나 아예 직고용으로 방향을 트는 경우, 판정에 불복해 교섭을 거부하는 경우, 그리고 행정소송으로 다투는 경우다. 다만 판정 불복 상태에서 교섭을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 논란과 쟁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공통된 부담이다. 위 판정들도 재심·소송으로 확정 전 단계일 수 있어, 최종 결론은 더 지켜봐야 한다.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가 들어왔을 때 담당자가 확인할 것은 정해져 있다.
계약서에 '도급'이라고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할 단계는 지났다. 판단 기준이 계약의 형식이 아니라 현장의 실질로 옮겨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