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9월 17일 발표한 8월 자동차 생산은 20만6000대로 전년보다 35.8% 줄고 수출액도 29.8% 감소했다. 급감의 큰 몫은 여름휴가가 8월 초로 옮겨져 조업일수가 4일 줄어든 데 있고, 일부 완성차의 파업이 감소폭을 키웠다. 주요 완성차 임단협은 이미 타결됐지만 이 지표는 협상의 근거로 남는 만큼, 근로자는 산업부·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통계에서 원인별 비중을 직접 확인하는 편이 낫다.

산업통상자원부가 9월 17일 발표한 8월 자동차 산업 동향은 지표 대부분이 뒷걸음쳤다. 국내 생산은 20만6000대로 전년 같은 달보다 35.8% 줄었고, 수출액은 38억5000만달러로 29.8% 감소했다. 수출 대수는 14만6000대(-26.9%), 내수는 11만대(-20.8%)로 생산·수출·내수가 나란히 내렸다. 수출은 지역을 가리지 않았다. 북미가 28.2%, 아시아가 41.9% 줄어드는 등 주요 시장이 모두 두 자릿수로 감소했다.
낙폭이 워낙 커 '파업 탓'이라는 해석이 곧바로 붙었다. 실제로 일부 완성차 업체의 파업이 생산 차질을 낳은 것은 맞다. 다만 숫자를 조금 더 뜯어보면 원인은 하나가 아니다.

Julien Goettelmann
산업부가 첫 번째 원인으로 꼽은 것은 파업이 아니라 조업일수다. 지난해 7월 말이던 여름휴가가 올해는 8월 초로 옮겨지면서 평균 조업일수가 4일 줄었다. 공장이 문을 닫은 날이 늘면 생산량은 그만큼 기계적으로 감소한다. 여기에 파업이 겹치며 감소폭이 더 커진 구조다.
업체별로도 온도차가 났다. 임금협상 과정에서 파업을 겪은 현대차는 타격이 컸던 반면, 파업 없이 공장을 돌린 기아는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파업이 실적에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지만, 8월 급감 전체를 파업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주목할 점은 이 지표가 노사 어느 쪽에서든 '내 편의 근거'로 인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숫자라도 읽는 방향이 다르다.
사측은 파업이 생산과 수출을 얼마나 깎아냈는지를 앞세워, 임금 인상 요구에 신중해야 한다는 논리로 쓸 수 있다. 반대로 노측은 급감의 상당 부분이 휴가 시점 이동이라는 파업 외 요인에서 나왔다는 점을 들어, 파업 책임론을 반박하는 근거로 삼을 수 있다.
다만 전제를 분명히 해야 한다. 산업부에 따르면 주요 완성차 업체의 임금·단체협상은 이미 모두 타결됐다. 그래서 이 지표가 당장 완성차 본협상을 좌우하는 단계는 지났다. 대신 아직 교섭이 남은 협력업체 협상이나 내년 협상에서 참고 자료로 남고, 파업의 득실을 둘러싼 여론전에서 계속 인용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하반기에는 밀린 물량을 만회하며 생산이 회복될 것으로 본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협상 국면에서 한쪽이 제시한 숫자만 믿기보다, 원자료를 직접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다음 세 곳이면 대부분 교차 검증이 된다.
핵심은 감소폭 자체가 아니라 '무엇 때문에' 줄었는지의 비중이다. 조업일수와 파업, 글로벌 수요 가운데 어느 몫이 얼마나 되는지를 구분해 봐야, 협상장에서 어느 쪽 주장이 과장인지 판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