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초기업노조에서 위원장 장인 업체와의 약 3억7000만원 집회 용품 거래 등 조합비 집행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됐다. 노동조합법은 조합원에게 재정 장부 열람과 회계감사 요구, 임시총회 소집 요구 같은 견제 수단을 보장한다. 지출이 의심되면 결산과 회계감사 결과 공개를 요구하고, 규약의 재정·감사 조항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삼성 초기업노조에서 조합비가 어떻게 쓰였는지를 두고 잡음이 이어졌다. 노조 공동투쟁본부가 지난 3월 위원장의 장인이 운영하던 업체와 약 3억7000만원 규모의 집회 용품 구매 계약을 맺은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위원장은 친인척 관계 때문에 업체를 골랐거나 개인적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매달 급여에서 조합비가 빠져나가지만 그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자세히 아는 조합원은 많지 않다. 이런 논란은 조합원이 재정 내역을 확인할 권리를 떠올리게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조합원은 노조 돈의 쓰임을 요구해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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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법은 조합의 재정을 조합원이 확인할 수 있도록 여러 장치를 두고 있다. 노조 대표자는 회계연도마다 결산 결과와 운영 상황을 공표해야 하고, 조합원이 요구하면 이를 열람하게 해야 한다.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는 작성한 날부터 3년간 보존하도록 돼 있다.
다만 열람은 청구할 수 있어도 복사본을 그대로 받아내는 등사청구권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법원의 해석이다. 열람 요구는 구두보다 서면으로 남겨 두는 편이 이후 절차에서 근거가 된다.
2023년부터는 노동조합 회계공시 시스템도 운영되고 있다. 조합비 세액공제와 연계된 제도로, 공시에 참여한 노조라면 고용노동부 공시 시스템에서 수입과 지출 내역을 항목별로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속한 노조가 공시 대상인지부터 확인해 두면 별도 요구 없이도 대략의 흐름을 볼 수 있다.
집행부의 지출이 의심스러울 때 조합원이 쓸 수 있는 카드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회계감사다. 노조 대표자는 회계감사원을 통해 6개월에 1회 이상 모든 재원과 용도, 경리 상황을 감사해 전체 조합원에게 공개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조합원의 요구가 있으면 그때마다 회계감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하도록 정하고 있다.
둘째는 임시총회 소집이다. 노동조합법 제18조에 따르면 조합원 또는 대의원의 3분의 1 이상이 안건을 제시하며 소집을 요구하면 대표자는 지체 없이 임시총회를 열어야 한다. 대표자가 고의로 이를 피하면, 3분의 1 이상이 행정관청에 요구해 노동위원회 의결을 거쳐 소집권자를 따로 지명받을 수 있다. 혼자서는 어렵지만 뜻을 같이하는 조합원을 모으면 집행부를 공식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통로인 셈이다.
법이 정한 최소 기준 위에, 구체적인 절차는 각 노조 규약이 정한다. 문제 제기에 나서기 전 규약에서 아래 항목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규약과 법이 보장한 절차를 근거로 요구하면, 개인의 항의가 아니라 조합원의 정당한 권리 행사가 된다. 조합비 논란의 출발점은 결국 내가 낸 돈의 사용처를 물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