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성과를 낸 주 4일제의 핵심은 요일이 아니라 임금을 유지한 채 근무시간을 줄이는 방식이며, 영국 대규모 실험에서 지속률 약 90%와 이직률 57% 감소로 확인됐다. 같은 4일제라도 아이슬란드는 시간 단축, 벨기에는 압축근무 요청권으로 성격이 갈린다. 한국은 주 4일이 아닌 주 4.5일을 법제화가 아닌 재정 지원으로 유도하는 방식이어서, 단축 폭과 강제성 모두 해외보다 완만하다.

주 4일제를 두고 흔히 금요일에 쉬는 제도로만 떠올리지만, 해외에서 성과를 낸 모델의 핵심은 다른 데 있다. 임금을 그대로 두고 일하는 시간을 줄인다는 점이다. 널리 쓰이는 이른바 100-80-100 원칙은 급여 100%를 유지하면서 근무시간은 80%로 줄이고, 대신 생산성은 100%를 지킨다는 조건을 말한다.
수치로 뒷받침되는 대표 사례가 영국이다. 2022년 6월부터 12월까지 61개 기업, 약 2,900명이 참여한 대규모 실험이 진행됐다. 종료 뒤 발표된 결과를 보면 참여 기업의 92%가 제도를 이어갔고, 이직률은 57%, 번아웃 호소는 71% 줄었다. 1년 뒤 추적에서도 89%가 여전히 운영 중이었고 절반가량은 아예 영구 전환했다. 급여를 깎지 않았기에 노동자 수용성이 높았고, 그 위에서 생산성 지표가 유지된 것이 이 실험의 요점이다.

Marina Zvada
문제는 나라마다 '4일제'가 가리키는 것이 다르다는 점이다. 조정하는 대상이 임금인지, 총 근로시간인지, 아니면 일하는 요일의 배치인지에 따라 성격이 크게 갈린다.
| 사례 | 조정 방식 | 임금 | 강제성 |
|---|---|---|---|
| 영국 파일럿 | 근무시간 약 20% 단축 | 100% 유지 | 기업 자율 |
| 아이슬란드 | 주 40시간→35~36시간 | 유지 | 공공 주도 |
| 벨기에 | 38시간을 4일에 압축 | 유지(총량 동일) | 요청권 법제화 |
아이슬란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공공부문 중심으로 근무시간 자체를 줄인 실험이었고, 급여는 유지했다. 벨기에는 결이 다르다. 2022년 노동개혁으로 주 4일 근무를 요청할 권리를 법에 넣었는데, 총 38시간을 나흘에 몰아 하루 9시간 넘게 일하는 압축근무에 가깝다. 실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배치만 바뀌는 방식이라, 영국·아이슬란드형 시간 단축과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한국이 논의하는 방향은 해외 대표 모델과 두 지점에서 다르다. 우선 목표가 주 4일이 아니라 주 4.5일이다. 정부는 연평균 노동시간을 2024년 1,859시간에서 2030년 1,717시간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잡았는데, 하루를 통째로 쉬기보다 반나절을 줄이는 쪽에 가깝다.
방식도 벨기에처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 지원으로 유도하는 형태다. 2026년 예산에는 관련 시범사업에 총 324억원이 편성됐고, 임금을 깎지 않고 실노동시간을 줄인 사업장에 근로자 1인당 월 20만~60만원을 지원하는 구조다. '워라밸+4.5' 시범사업 참여 기업은 2026년 상반기 말 기준 224곳으로 목표치를 넘겼는데, 그중 3분의 2가 50인 미만 소규모였다. 국내 대기업 사례는 대체로 격주 4일이나 부분 시행에 머물러 있고, 도입했다가 되돌린 곳도 있다.
방식을 비교할 때는 세 가지를 보면 판단이 선다. 임금을 유지하는지, 실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드는지 아니면 압축일 뿐인지, 그리고 법으로 밀어붙이는지 자율에 맡기는지다.
임금을 유지하는 실근로 단축형은 노동자 수용성과 성과 데이터가 가장 좋지만 인건비 부담이 크다. 압축근무형은 인건비가 중립적인 대신 하루 근무가 길어져 피로가 상쇄 요인이 된다. 법제화는 확산이 빠르지만 노사 갈등을 부르고, 재정 지원형은 저항이 적은 대신 지원이 끊기면 지속성이 흔들린다. 한국처럼 자율·지원 방식을 택했다면 결국 참여 기업의 지속률과 이직률, 생산성 변화가 제도의 성패를 가르는 지표가 된다. 여기까지 확인되면, 어느 회사가 '주 4일'을 내세우더라도 그것이 임금 유지형인지 압축형인지부터 따져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