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나 소속 기관이 해킹으로 개인정보를 유출하면, 처리자는 72시간 안에 정보주체에게 통지하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할 법적 의무가 있다. 피해자는 비밀번호 교체와 신고 같은 자기방어와 함께, 손해액 입증 부담이 적은 법정손해배상(300만원 한도)이나 분쟁조정으로 배상을 구할 수 있다. 유출 통보를 받으면 어떤 항목이 새어 나갔는지부터 확인하고, 같은 비밀번호를 쓰는 곳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순서다.
서강대에서 학생·동문·교직원 약 18만 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학번과 사번, 이름, 소속, 이메일, 휴대전화번호에 더해 통합로그인 시스템의 암호화된 비밀번호까지 해외 IP의 공격으로 빠져나갔다. 공격은 화요일에 일어났지만 학교가 이를 파악한 것은 사흘 뒤 금요일이었고, 공식 발표는 토요일에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기관이 지켜야 할 의무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정해져 있다. 첫째, 유출을 알게 된 때부터 72시간 안에 정보주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통지해야 한다. 둘째, 같은 기한 안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나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해야 한다. 셋째,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 서강대가 공격 IP를 차단하고 개인정보보호위·교육부에 신고한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기한 내 신고를 하지 않으면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 대상이 된다. 즉 통지와 신고는 기관의 선의가 아니라 법적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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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출 통지에는 어떤 항목이 새어 나갔는지, 언제 어떻게 벌어졌는지, 기관이 무슨 조치를 했는지, 문의는 어디로 하는지가 담긴다. 재직자가 가장 먼저 볼 것은 유출 항목이다.
이름과 연락처만 나간 경우와 비밀번호까지 포함된 경우는 위험 수준이 다르다. 서강대처럼 비밀번호가 암호화된 상태로 유출됐더라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암호화 방식에 따라 시간을 들이면 원문이 드러날 수 있어, 같은 비밀번호를 다른 사이트에서 쓰고 있다면 그쪽이 더 큰 문제가 된다.
법적 다툼은 시간이 걸린다. 그사이 2차 피해를 막는 일이 급하다.
이 조치들은 기관의 대응과 별개로 개인이 바로 할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피해자에게 유리한 장치를 두고 있다. 손해배상 청구에서 처리자가 '고의나 과실이 없었다'는 점을 스스로 입증하지 못하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입증 부담이 기관 쪽에 있는 셈이다.
금액 산정이 어려운 개인에게는 법정손해배상이 현실적이다. 손해액을 구체적으로 증명하지 않아도 300만원 이하 범위에서 법원이 정해 배상을 명할 수 있다. 기관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인정되면 실제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물릴 수 있다.
다만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는 다르다. 대법원은 유출로 인한 위자료를 받으려면 피해자가 구체적 피해나 그 우려를 증명해야 한다고 봤다. 단순히 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만으로 큰 금액이 인정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소송이 부담스럽다면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를 활용할 수 있다. 비용 없이 조정을 신청할 수 있고, 같은 사건 피해자가 많으면 집단분쟁조정으로 함께 다룰 수도 있다.
정보가 유출된 것 자체는 되돌릴 수 없지만, 확인과 대응의 속도는 피해 크기를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