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월 11일 노란봉투법상 쟁의 대상을 시행령·지침으로 명확히 하라고 지시하면서, 공장 입지 같은 순수 경영판단은 파업 대상에서 빼는 방향이 제시됐다. 법에 이미 명확한 노동쟁의 정의가 있는데 시행령으로 이를 좁히는 것이라 헌법상 단체행동권 제한과 입법권 침해라는 위헌·월권 논란이 나온다. 아직 시행령은 마련 전이라 파업권이 지금 바뀐 것은 아니지만, 근로조건에 영향을 주는 경영 결정을 둘러싼 쟁의는 경계가 어떻게 그어지느냐가 관건이다.

이 논란은 노란봉투법이 이미 바꿔놓은 지형에서 출발한다. 노동조합법 2·3조를 고친 노란봉투법은 2026년 3월 10일부터 시행됐고, 노동쟁의의 정의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의 결정', '근로자 지위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 '사용자의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을 새로 넣어 쟁의 대상을 넓혔다.
문제는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의 결정'이라는 표현이 어디까지인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시행 이후 현장에서 무엇이 쟁의 대상인지를 둘러싼 혼란이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 11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시행령·시행규칙이나 지침으로 쟁의 행위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라고 지시했다. 이때 "회사 공장을 어디에 만든다"는 식의 경영 판단은 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라고 선을 그었다.

Valeria Nikitina
반발의 핵심은 방법이다. 정부가 쟁의 대상을 좁히려는 도구가 법 개정이 아니라 시행령이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이를 헌법 문제로 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쟁의 대상을 좁히는 것이 헌법이 보장한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위법 소지가 있는 시행령을 일단 만들어 놓고 나중에 다투라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위임 범위를 넘어선다는 월권 주장이다.
법률 전문가는 다른 각도에서 같은 결론에 이른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에 노동쟁의 정의가 명확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를 변경하는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을 두면 입법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시행령이 상위법인 법률의 내용을 사실상 바꾸는 셈이라 소송으로 이어지고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시행령 대신 법을 고쳐 위임 규정을 새로 두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제안했다.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있다. 8월 11일 나온 것은 시행령 자체가 아니라 시행령을 만들라는 지시다. 쟁의 대상을 명확히 하는 시행령은 아직 문안도, 확정 시점도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2월에 국무회의를 통과해 3월 시행에 반영된 시행령은 교섭단위 분리나 원청의 사용자성 판단 같은 다른 영역을 다뤘다. 이번에 논란이 된 '쟁의 대상 축소' 시행령과는 별개다. 즉 현재 노동자의 쟁의권은 3월 시행된 확대된 기준 그대로다. 달라질 가능성이 열렸을 뿐, 확정된 변화는 아니다.
시행령이 실제로 만들어질 경우를 기준으로 정리하면 쟁의의 정당성은 대략 세 층으로 갈린다.
| 구분 | 예시 | 쟁의 정당성 전망 |
|---|---|---|
| 전형적 근로조건 | 임금·근로시간·해고·복지 | 보호 유지, 논란 적음 |
| 근로조건에 영향 주는 경영결정 |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 등 | 경계가 관건, 다툼 소지 |
| 순수 경영판단 | 공장 입지·투자 결정 | 제외 방향, 쟁의 시 위험 |
판단 기준은 여기서 나온다. 임금이나 해고처럼 전통적인 근로조건을 걸고 하는 쟁의는 시행령이 나와도 흔들릴 여지가 작다. 반대로 공장을 어디에 지을지 같은 순수 경영판단을 쟁의 대상으로 삼는 경우는 정부가 이미 제외 방침을 밝힌 만큼, 시행령 이후 불법 쟁의로 판단돼 손해배상이나 징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가장 애매한 곳은 가운데다.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처럼 경영 결정이면서 근로조건에 직접 영향을 주는 사안은 법상으로는 대상에 들어갈 여지가 있지만, 시행령이 경계를 경영판단 쪽으로 넓게 그으면 보호 범위가 줄어든다. 이 영역의 쟁의를 준비 중이라면 시행령의 위임 근거가 상위법과 충돌하지 않는지, 경계를 규정한 문구가 무엇인지부터 확인하는 게 실질적인 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