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2024년 12월 대법원 통상임금 판결의 임금 반영을 놓고 다시 충돌하며 파업까지 예고된 상태다. 쟁점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넣을지와 월 기준시간(176시간 대 209시간)을 어떻게 볼지로, 임금 산정 방식 자체가 걸려 있다. 통상임금 분쟁을 겪는 근로자라면 상여금의 지급 조건과 임금명세서, 단체협약을 먼저 확인해 자신의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따져볼 수 있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 협상 끝에 또 파업 문턱에 섰다. 노조는 최종 조정이 결렬되면 9월 16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다. 올해 3월부터 여러 차례 단체교섭을 벌였지만 임금과 통상임금 문제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노사는 2026년 1월 13~14일 이틀간 파업을 벌인 끝에 임금 2.9% 인상에 합의했다. 그때도 지금도 갈등의 뿌리는 같다. 2024년 12월 대법원 판결을 임금에 어떻게 반영하느냐다.
절차는 이미 쟁의 국면에 들어섰다. 노조는 8월 3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며 올해 단체교섭 결렬을 공식화했다. 기본 15일의 조정 기간 안에 합의가 안 되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실제 파업 여부는 조정 막판까지 가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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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2024년 1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다. 대법원은 40여 년간 유지된 '고정성' 요건을 폐기하고, 재직조건이 붙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봤다. 소정근로의 대가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했다면 통상임금이라는 것이다.
통상임금이 늘면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의 계산 기준이 함께 올라간다. 그래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넣느냐 마느냐가 곧 실질 임금의 크기를 좌우한다. 이번 다툼이 단순한 인상률 싸움이 아닌 이유다.
여기서 갈등은 두 갈래로 갈린다. 하나는 정기상여금 반영 여부다. 노조는 사측이 판결 이후에도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임금체불이라고 본다. 사측은 상여금을 없애고 기본급·수당을 올리는 방식으로 임금체계를 바꾸자고 맞선다. 사측은 이 개편이면 실질적으로 20% 넘게 오르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노조는 상여금을 기본 연봉에 흡수시키는 10.3% 인상안을 두고 "실질 임금 동결"이라고 반발한다.
다른 하나는 월 기준시간이다. 월 통상임금을 시급으로 환산할 때 나누는 시간이다. 노조는 대법원이 '월 176시간'으로 확정했다는 입장이고, 사측은 '월 209시간', 많게는 230시간을 적용하자고 한다. 같은 임금이라도 나누는 시간이 크면 시급이 낮아지고, 그만큼 각종 수당도 줄어든다. 노조가 "실질임금 삭감"이라며 물러서지 않는 지점이다.
노조는 통상임금 자체는 협상 테이블이 아니라 소송으로 풀겠다고 선을 그었다. 미지급분 원금에 연 20% 지연이자, 최대 3배 손해배상까지 청구하겠다는 것이다. 서울 시내버스 조합원은 약 1만 8,700명, 평균 연봉은 약 6,200만 원 규모다.
버스만의 특수한 사정은 아니다. 판결로 통상임금 범위가 넓어지면서 상여금을 두고 비슷한 다툼이 여러 사업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흐름은 대체로 닮아 있다.
먼저 노사가 단체교섭으로 임금체계 개편이나 소급분 지급을 협의한다. 여기서 막히면 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조정마저 결렬되면 노조는 쟁의행위에 들어갈 수 있다. 파업과 별개로, 개별 근로자나 노조가 미지급 임금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내는 길도 있다. 서울 버스 노조가 "임금은 교섭으로, 통상임금은 소송으로"라고 나눈 것도 이 두 경로를 구분한 것이다.
주의할 점은 판결의 적용 시점이다. 대법원은 새 법리를 원칙적으로 2024년 12월 19일 이후 근로부터 적용하되, 판결 당시 재판이 진행 중이던 사건에는 소급 적용하도록 했다. 그래서 과거분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는 사업장마다, 소송 진행 상황마다 달라진다.
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는 몇 가지 서류로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이라면 재직조건이 있어도 통상임금으로 볼 여지가 커졌다는 것이 이번 판결의 핵심이다. 다만 개별 수당의 성격은 지급 방식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어, 다툼이 크다면 노무사나 노동청 상담을 함께 받는 편이 안전하다.
파업이 실제로 벌어질지는 조정 막바지 협상에 달렸다. 통상임금을 둘러싼 셈법이 워낙 첨예해, 타결과 결렬 어느 쪽도 지금 단정하기는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