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동행노조가 8월 21일 서초사옥 앞 집회에서 DX 부문 1인당 자사주 1000주(약 12조 원 규모)와 임금교섭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는 SK하이닉스 40조 원, 삼성 150조 원 안팎의 사상 최대 주주환원이 예고된 시점과 겹치며 '주주 몫과 직원 몫'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다만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여서, 집회 규모보다 재교섭과 쟁의 절차가 실제 향방을 가른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두 장면이 이번 주 나란히 펼쳐진다. 한쪽에서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고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이 예고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직원들이 "그 성과에 우리 몫이 없다"며 서초사옥 앞에 모인다. 삼성전자 동행노조는 8월 21일 오후 3시 서울 서초사옥 인근에서 약 3000명 규모의 집회를 예고했다.
요구의 핵심은 두 가지다.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를 달라는 것, 그리고 올해 임금교섭을 원점에서 다시 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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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주라는 요구는 구호가 아니라 실제 부담으로 환산된다. DX 부문 임직원 약 4만9000명에게 1인당 1000주를 지급하려면 약 4900만 주가 필요하다. 지난 19일 종가 24만7500원으로 계산하면 12조 원이 넘는 규모다. 회사가 선뜻 받기 어려운 액수다.
불만의 뿌리는 부문 간 격차에 있다. 지난 5월 노사가 임금협상에 합의하는 과정에서 DX 부문이 상대적으로 소외됐고, 반도체를 맡은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과의 보상 차이가 지나치게 벌어졌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임금교섭 자체를 백지화하고 다시 하자는 요구가 함께 붙었다.
같은 시점에 회사는 대규모 주주환원을 준비하고 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20일 장 마감 뒤 4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했고, 삼성전자도 150조 원 안팎의 환원안을 내놓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5.9% 뛴 6852.58로 마감했다.
두 사안이 부딪히는 지점이 여기다. 주주에게 돌아갈 몫이 사상 최대로 커지는 만큼, 직원들도 "성과를 낸 우리에게도 자사주로 보상하라"는 목소리를 키운다. 실제로 성과급의 60%가량을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이 노사 간에 잠정 합의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노조는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타이밍은 우연이 아니다.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며 주가가 급등하자, 자사주는 그 자체로 값이 오르는 자산이 됐다. 주주환원이 화려하게 발표되는 순간에 요구를 던져야 협상력이 커진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회사 입장에서도 주주에게 돌아갈 몫이 커진 만큼 직원 보상만 외면하기가 부담스러운 국면이다. 반대로, 이미 5월에 타결된 합의를 여름이 지나 다시 흔든다는 '뒷북' 지적도 함께 나온다.
이 요구가 실제 교섭으로 이어질지는 몇 가지 지점에서 갈린다.
결국 화면에 잡히는 인원수보다, 그 뒤의 쟁의권과 재교섭 여부가 이 갈등의 향방을 가른다. 집회는 시작일 뿐이고 절차가 결과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