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9월 3일 발표한 시행지침은 기업이익 연동 성과급과 공장 신설·이전, 신기술 도입 결정 자체를 교섭·쟁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그 결정으로 배치전환 등 근로조건 변동이 구체화되면 그 부분은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조합원과 교섭 담당자는 요구가 '결정 자체'인지 '구체화된 근로조건 변동'인지 구분하고 후자라면 사내 공지·노사협의회 자료로 근거를 확보해 두는 게 실무 핵심이다.

고용노동부는 9월 3일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내놨다. 지난 2월 개정 노조법(이른바 노란봉투법) 해석지침을 보완한 것으로, 어떤 요구가 교섭과 쟁의행위 대상이 되는지 정부가 사건을 처리할 때 적용할 기준이다.
지침이 왜 지금 나왔는지부터 짚어야 한다. 2월 노조법 개정으로 노동쟁의의 정의가 넓어지면서, 성과급이나 경영상 결정을 걸고 쟁의에 나설 수 있느냐는 물음이 현장마다 달리 해석됐다. 정부가 사건을 처리할 때 적용할 통일된 잣대를 내놓은 게 이번 시행지침이다.
핵심은 하나로 정리된다. 성과급이나 투자 결정 '그 자체'는 쟁의 대상이 아니지만, 그 결정에서 파생되는 근로조건 변동은 조건이 맞으면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 요구 사안 | 교섭·쟁의 대상 | 판단 근거 |
|---|---|---|
| 기업이익 연동 성과급(N%) | 아님 | 거부해도 부당노동행위 아님 |
| 공장 신설·이전·증설 | 아님 | 사업경영상 결정 자체 |
| AI 등 신기술 도입 | 아님 | 경영권 판단 영역 |
| 배치전환·근무형태·이주비 | 될 수 있음 | 인력운영계획이 구체화된 경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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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가 든 근거는 성과급의 재원이 회사 혼자만의 몫이 아니라는 데 있다.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 같은 기업이익은 연구개발과 설비투자, 배당 등 여러 경영 판단에 쓰이는 재원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이자·법인세·배당이 빠지기 전의 숫자라 주주와 채권자, 국가의 권익과도 얽혀 있다.
그래서 '영업이익의 몇 퍼센트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식의 요구는 근로조건이라기보다 회사의 이익 배분 결정에 가깝다고 봤다. 이런 요구를 사용자가 거부해도 부당노동행위로 보지 않는다는 게 지침의 결론이다. 공장을 새로 짓거나 옮기는 결정, AI 같은 신기술을 들이는 결정도 같은 이유로 교섭 대상에서 뺐다.
이 판단은 그동안 대기업 노조에서 쟁점이 됐던 'N% 성과급' 요구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회사 이익에 일정 비율을 연동해 성과급을 달라는 요구가 정당한 쟁의 사유가 되느냐를 두고 노사가 부딪쳐 왔는데, 지침은 그 요구를 교섭은 하되 쟁의까지 갈 사안은 아니라고 정리한 셈이다.
문제는 '결정 자체'와 '그 결과'를 가르는 선이다. 지침은 사업경영상 결정과 그로 인한 근로조건 변화를 구분했다. 공장 이전에 반대하는 것 자체는 교섭 대상이 아니지만, 정리해고나 배치전환 같은 인력운영계획이 구체적으로 추진·결정되고 그것이 사내 공지나 노사협의회 자료로 확인되면 근무지 변경, 근무형태 변경, 이주비 지원 같은 사안은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지침이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결정은 빼고 결과는 남겨 둔 절충이라, 현장에서 어디까지가 대상인지 다투는 일이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재계는 한 발 더 나갔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공장 신설에 따른 통상적인 배치전환까지 쟁의 대상에서 빼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섭 담당자 입장에서 실무 기준은 이렇게 정리된다. 성과급 비율이나 투자 결정을 '주된 목적'으로 내건 쟁의는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실제로 지침은 쟁의 대상이 아닌 사항을 주된 목적으로 삼아 쟁의에 나서면 대법원 판례 기준으로 정당성을 따진다고 못 박았다. 반대로 배치전환·이주비 같은 근로조건 변동을 요구할 때는, 인력운영계획이 이미 구체화됐다는 사실을 사내 공지나 협의회 자료로 입증할 수 있어야 대상 안에 들어온다.
한 가지 유념할 점은, 이건 법률이 아니라 행정 지침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조정과 부당노동행위 사건을 처리할 때 쓰는 잣대이고, 개별 쟁의의 최종 정당성은 결국 법원이 판단한다. 향후 비슷한 사안이 생기면 요구가 '결정 자체'인지 '구체화된 근로조건 변동'인지부터 구분하고, 후자라면 그 근거 자료를 먼저 확보하는 순서로 접근하는 게 실효적이다. 지침이 바뀌었다고 요구 자체가 막힌 건 아니지만, 어떤 형식으로 요구하느냐에 따라 정당성 판단이 갈린다는 점은 분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