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최저임금, 근로시간, 산업재해 보상 같은 노동법상 권리는 국적이나 체류자격과 거의 무관하게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실제로 처우를 가르는 것은 국적이 아니라 어떤 비자로 들어와 어떤 자격으로 머무느냐, 즉 고용허가제냐 전문직이냐 미등록이냐 하는 체류자격이다. 사업주는 국적을 이유로 임금을 달리 주면 근로기준법 위반이라는 점을, 당사자는 체류자격이 불안해도 이미 일한 임금과 산재 보상은 별개의 권리라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과 처우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에서 다시 불거졌다. 그런데 사업주든 함께 일하는 동료든 외국인 당사자든, 현장에서 정작 헷갈리는 건 "지금 법이 어떻게 돼 있나"다.
큰 틀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일하는 동안의 권리는 국적을 거의 따지지 않는다. 달라지는 건 임금의 액수가 아니라, 어떻게 들어와 어떤 자격으로 머무느냐다. 이 둘을 섞어 생각하면 불필요한 분쟁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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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가 국적, 신앙,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못 박고 있다.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22조도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차별하는 것을 금지한다. 최저임금 역시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므로 국적으로 깎을 수 없다.
산업재해보상보험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적용 기준이 국적이나 체류자격이 아니라 '실제로 근로자로 일했는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체류자격이 없는 미등록 노동자라 해도, 이미 제공한 노동에 대한 임금과 업무상 재해 보상은 보호받는다. 다쳐서 일을 못 하면 받는 휴업급여는 평균임금의 70% 수준으로, 이 역시 비자 종류를 따지지 않는다.
차등을 두자는 주장은 주기적으로 나온다. 2024년 가사·돌봄 분야를 두고 외국인 임금을 내국인과 다르게 적용하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적용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고 이주·인권 단체들은 국적 차별이라며 반대했다. 결론적으로 현행법상 국적을 이유로 한 임금 차등은 없다.
같은 임금·산재 보호를 받더라도, 들어온 경로와 체류자격은 할 수 있는 일의 테두리를 정한다.
| 구분 | 임금·산재·근로조건 | 취업·이직의 자유 |
|---|---|---|
| 고용허가제(E-9 등) | 내국인과 동일 | 지정 업종·사업장, 이직 횟수 제한 |
| 전문인력(E-7 등) | 내국인과 동일 | 허가받은 직종 범위 내 |
| 미등록(체류자격 없음) | 이미 일한 부분은 보호 | 취업 자체가 불법, 단속 위험 |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사업장을 마음대로 바꿀 수 없고 변경 횟수에도 제한이 있다. 다만 임금 체불이나 폭언처럼 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옮기는 경우는 이 제한에서 빠진다.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은 체류자격이나 국가 간 상호주의에 따라 가입 방식이 달라질 수 있지만, 산재와 임금은 그런 사정과 무관하다.
미등록 상태는 특히 오해가 많다. 취업 자체가 불법이라는 점과, 이미 일한 대가를 받을 권리는 전혀 다른 문제다. 체류가 불법이라는 이유로 사업주가 밀린 임금을 떼먹을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같은 일을 시키면서 국적을 이유로 임금이나 수당을 달리 주면 근로기준법 제6조 위반이고 처벌 대상이다. 숙식비를 과도하게 떼거나 여권을 대신 보관하는 관행도 분쟁과 제재로 이어질 수 있다. 영세한 농어업 사업장까지 외국인을 고용하면 산재보험 가입이 사실상 의무화되는 흐름이라, 가입 누락은 뒤늦게 큰 부담으로 돌아온다.
분쟁이 생기면 성격에 따라 창구가 나뉜다.
정리하면, 체류자격이 불안하더라도 이미 일한 대가와 다친 데 대한 보상은 별개의 권리다. 사업주는 '국적으로 차이를 두면 안 된다'는 선을, 당사자는 '자격이 불안해도 포기할 필요 없는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각각 붙잡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