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노사가 2027년 4월부터 출근 시각을 하루 최대 30분 늦출 수 있는 자율출근제를 도입하기로 잠정 합의하면서 일반 기업의 유연출근제 검토도 늘고 있다. 출근 시각만 조정하는 시차출퇴근형은 근로기준법에 별도 조문이 없어 주로 취업규칙과 근로계약 변경으로 도입하지만, 선택적·탄력적 근로시간제는 근로자대표 서면합의 같은 별도 요건이 필요하다. 도입 전 취업규칙 변경 절차와 근로시간 기록, 연장근로 산정 기준, 근태 관리 방식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2026년 9월 28일 산별 교섭에서 자율출근제 신설에 잠정 합의했다. 주 1시간 이내, 하루 최대 30분 이내에서 출근 시각을 늦출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다. 시행 시점은 2027년 4월로, 아직 잠정 단계다.
눈여겨볼 점은 이 제도가 출근 시각만 조정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하루에 일하는 소정근로시간 자체를 줄이는 게 아니라 시작 시각을 뒤로 미루는 시차출퇴근형에 가깝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유형에 따라 회사가 밟아야 할 절차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Vitor Diniz
유연근무제는 하나가 아니다. 출퇴근 시각만 옮기고 하루 근로시간은 그대로 두는 시차출퇴근제, 정산기간 안에서 근로자가 근무시간을 스스로 짜는 선택적 근로시간제(근로기준법 제52조), 바쁜 주에 더 일하고 한가한 주에 덜 일해 평균을 맞추는 탄력적 근로시간제(제51조)가 대표적이다.
절차 부담이 가장 가벼운 쪽은 시차출퇴근제다. 근로기준법에 별도 조문이 없어 대개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을 고치는 선에서 도입한다. 반면 선택적·탄력적 근로시간제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가 필요하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라면 서면합의에 대상 근로자, 정산기간과 총 근로시간, 반드시 근무해야 하는 시간대(코어타임), 자유롭게 고를 수 있는 시간대 등을 담아야 한다.
회사가 원하는 게 출근 시각 30분 조정 수준이라면 시차출퇴근제로 충분하다. 근무시간의 총량과 배분까지 손대려면 선택·탄력근로제를 검토해야 하고, 그만큼 요건도 무거워진다.
유형을 정했다면 순서대로 밟는다.
먼저 취업규칙을 바꾼다. 취업규칙을 변경할 때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변경 내용이 근로자에게 불리하면 의견 청취가 아니라 동의를 받아야 한다. 출근 시각 선택권이 늘어나는 방향은 대체로 유리한 변경이지만, 특정 직군에 불이익이 생길 소지가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다음으로 근로계약서에 바뀐 근무시간 규정을 반영한다. 선택적·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한다면 이 단계 전후로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를 마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신고한다.
절차보다 실제로 문제가 생기는 곳은 근로시간 기록과 임금이다. 다음을 미리 확인해두는 편이 낫다.
유연출근제는 이름은 하나여도 실제 형태는 여럿이다. 회사가 바꾸려는 게 출근 시각인지, 근무시간의 총량과 배분인지부터 정하면 필요한 절차가 자연스럽게 갈린다. 그다음 취업규칙과 근로계약, 근태 기록을 순서대로 맞추면 도입 과정의 혼선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