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10년 만에 전면 파업에 들어가며 정년을 국민연금 수급 시기에 맞춰 최장 65세로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정년(60세)과 연금 수급(2033년 65세) 사이 5년의 소득 공백을 메우려는 요구로, 정부의 단계적 정년 연장 로드맵과 맞물려 다른 대기업으로 번질 소지가 있다. 경사노위 로드맵 진행과 법 개정 논의, 그리고 본인 회사의 정년·재고용 조항을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실질적인 대비다.

현대차 노조가 8월 21일 8시간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완성차 공장이 하루 종일 멈춘 건 2016년 이후 10년 만이다. 노조의 핵심 요구는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계해 최장 65세까지 늘려달라는 것이다. 여기에 상여금 인상, 그리고 불법 행위로 해고된 조합원 복직도 쟁점에 올랐다.
파업은 하루로 끝나지 않았다. 19~20일 각 4시간 부분 파업, 21일 8시간 전면 파업과 서울 양재 본사 상경 투쟁, 24~25일 다시 4시간씩 부분 파업이 이어졌다. 업계는 시간당 약 460대 생산량을 기준으로 누적 생산 차질을 5만5200여 대, 매출 손실을 2조3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파업의 무게만 보면 정년 문제가 이번 교섭의 중심에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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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65세일까.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가 계속 뒤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1961~64년생은 63세, 1965~68년생은 64세, 1969년생부터는 65세가 되어야 연금을 받는다. 정년은 60세 그대로인데 연금은 65세부터 나오면, 그 사이 5년은 근로소득도 연금도 없는 구간이 된다.
정부도 이 공백을 인정하고 있다.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올리는 로드맵이 논의되고 있고, 노조 요구는 이 흐름을 회사 단위에서 먼저 관철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즉 현대차만의 돌출 요구라기보다, 제도 변화의 방향을 앞당겨 쓰려는 성격이 강하다.
현대차 사측은 정년 연장은 정치권이 먼저 법으로 정할 사안이라며, 법이 바뀌면 보충협약으로 실시 시기를 협상하자고 맞섰다. 이 구도는 다른 대기업에도 그대로 옮겨간다. 개별 기업이 앞서 65세를 확정하기보다 법 개정과 로드맵 진행을 지켜보며 임단협에서 조율하는 쪽이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번질지 여부는 몇 가지로 가늠할 수 있다. 국회의 정년 연장 법안 처리 속도, 정부 로드맵의 실제 이행 여부, 그리고 기아·현대모비스 같은 그룹 계열사와 조선·철강 등 다른 제조업 노조가 올해 임단협에서 같은 요구를 올리는지다. 노조 조직률이 높고 고령 인력 비중이 큰 사업장일수록 요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인력 구성이 젊거나 노조가 약한 곳은 이 이슈가 늦게 도착할 것이다.
정년 연장이 법으로 확정되기 전이라도 본인 회사의 규정은 미리 봐둘 수 있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적힌 정년 나이, 정년 이후 촉탁·재고용 제도가 있는지와 그때의 임금 수준, 그리고 임금피크제 적용 여부와 감액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재고용 제도가 있다면 정년 나이 자체보다 재고용 조건이 실질 소득을 좌우한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정년은 60세로 두되 정년 후 계약직으로 다시 뽑는 방식으로 인력을 유지해 왔는데, 이때 임금이 크게 깎이면 정년이 늘어난 것과는 체감이 다르다. 반대로 재고용이 없고 임금피크제만 있는 회사라면, 정년 연장 논의가 임금 조정과 묶여 진행될 공산이 크다.
지금 자기 회사의 조항을 확인해두면, 몇 년 뒤 협상 국면에서 자신이 어느 위치에 서 있는지 판단하기 쉬워진다. 정년이 60세로 명시돼 있고 재고용 규정도 임금피크제도 없다면, 소득 공백에 대한 대비는 아직 개인의 몫으로 남아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