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1일 저녁 여의도에서 산업·기업·수출입은행 등 3대 국책은행 노조 약 2000명이 첫 공동집회를 열고 졸속 지방이전 반대를 외쳤다. 노동자들은 강제 이전 검토 중단과 1차 이전 효과 분석을 요구하며, 주거·가족계획이 무너진다는 현장의 불안을 쏟아냈다. 노조는 다음 날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가며 9월 초 파업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태다.
8월 11일 저녁,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옆 의사당대로가 붉은 머리띠를 두른 사람들로 가득 찼다.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이른바 3대 국책은행 노조가 처음으로 함께 연 대규모 집회였다.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날 퇴근 후 모인 인원은 약 2000명으로, 산업은행 약 900명, 기업은행 약 800명, 수출입은행 약 350명이 참여했다. 세 은행 노조가 한자리에 모여 같은 구호를 외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회 이름은 '국책은행 지방이전 저지 총력투쟁 결의대회'였다. 정부가 추진하는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으로 3대 국책은행이 거론되자,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뉴스핌 보도에 따르면 부산시가 이들 은행을 이전 후보로 공개 거론하면서 현장의 불안이 커졌고, 예금보험공사와 무역보험공사 노동자들까지 서울 본사 유지를 주장하며 공동 대응에 가세하는 흐름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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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의 요구는 명확했다. 강제·졸속 지방이전 검토를 즉각 중단하고, 먼저 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효과부터 객관적으로 분석하라는 것이다. 여기에 서울을 국제 금융허브로 키우는 고도화 전략을 세우고, 이전을 강행하려면 관련 법 개정 절차부터 밟으라는 주장을 함께 내놨다.
노조는 "고도의 전문성과 글로벌·전국 네트워크가 필수적인 정책금융의 근거지를 쪼개는 것"이 위험하다고 봤다. 뉴스핌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객관적 검증과 과학적 근거 없는 일괄적 지방이전"을 비판하며, 금융회사·금융당국과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한 업무 특성상 물리적 분리가 정책금융 역량 자체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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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와 정책 논리 뒤에는 개개인의 삶이 있었다. 동행미디어 보도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한 신혼 직원은 마이크를 잡고 "본점이 지방으로 가면 우린 어떡하지? 아이 낳으면 주말 부부가 되어야 하나? 집을 어디에 구입해야 하지?"라고 물었다. 그는 "주거 계획, 가족 계획, 그리고 미래의 계획까지 다 망가져 버렸다"고 토로했다.
고용 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같은 보도에서 산업은행의 한 청년 직원은 "깊어지는 고용 불안 속에 소중한 동료들이 하나둘 회사를 떠났다"며, 직원들 사이에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씁쓸한 말이 농담처럼 오갔지만 아무도 웃지 못했다고 전했다. 결혼과 출산, 주택 매입 같은 생애 설계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현장의 감각이 집회의 밑바닥에 깔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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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집회는 끝이 아니라 시작에 가깝다.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노조는 집회 다음 날인 8월 12일 주4.5일제, 임금, 지방이전 등을 묶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기로 했고, 상황에 따라 9월 초 파업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개별 은행 차원을 넘어 수도권 금융 공공기관 노조들과의 공동 전선을 넓히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지방이전 대상 기관에서 일하는 노동자라면 몇 가지를 챙겨볼 만하다. 우선 쟁의행위 투표 결과와 파업 일정이 실제 근무·업무에 미칠 영향, 회사와 노조가 내놓는 이전 관련 공식 안내, 그리고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과 법 개정 논의 진행 상황이다. 아직 구체적 이전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발표되는 정보의 출처와 확정 여부를 구분해 살피는 것이 혼란을 줄이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