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으면 근속기간이 정산일 다음 날부터 새로 기산돼 최종 퇴사 시 그 이후 기간만 퇴직금으로 산정된다. 다만 곱해지는 1일 평균임금은 최종 퇴사 시점 기준이라 정산 이후 급여가 올랐다면 남은 기간에 유리하게 적용되고, 대신 근속연수공제가 줄어 퇴직소득세는 늘 수 있다. 계산 전 회사에 중간정산일과 지급 내역, 계속근로기간 기산 기준을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퇴직금 중간정산의 핵심은 근속연수가 그 시점에서 한 번 끊긴다는 데 있다. 원래 퇴직금은 입사일부터 퇴사일까지 이어진 계속근로기간을 기준으로 계산하는데, 중간정산을 받으면 정산 시점까지의 기간은 이미 청산된 것으로 본다. 이후 퇴직금 산정을 위한 근속기간은 정산일 다음 날부터 새로 시작된다.
숫자로 보면 이해가 빠르다. 10년을 일한 사람이 그중 3년 치를 중간정산으로 받았다면, 실제 퇴사할 때는 남은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만 받는다. 이미 받은 몫이 다시 계산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오래 다녔다는 감각만으로 퇴직금을 어림하면 실제 지급액과 어긋난다. 기준점은 입사일이 아니라 마지막 중간정산일이다.
이 규칙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것이다. 참고로 중간정산은 아무 때나 되는 게 아니라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전세보증금 마련, 6개월 이상 요양 의료비, 파산이나 개인회생 같은 법정 사유가 있을 때만 허용된다. 과거에 정산을 받았다면 이런 사유 중 하나에 해당했을 것이다.

Bia Limova
계산식 자체는 그대로다. 퇴직금은 1일 평균임금에 30일을 곱하고, 여기에 근속연수에 해당하는 값(재직일수 ÷ 365)을 곱해 구한다. 달라지는 건 이 식에 들어가는 재직일수가 중간정산일 다음 날부터 퇴사일까지로 좁혀진다는 점이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평균임금이다. 평균임금은 퇴직 직전 3개월간 받은 임금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눠 구한다. 즉 근속기간은 중간정산 이후로 짧아졌어도, 곱해지는 1일 평균임금은 중간정산 시점이 아니라 최종 퇴사 시점의 임금으로 계산된다. 정산 이후 급여가 올랐다면 그 오른 임금이 남은 기간 전체에 적용된다는 뜻이다. 이 점은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정리하면, 중간정산은 근속기간을 줄이지만 남은 기간의 단가는 최신 임금으로 쳐 준다. 그래서 정산 이후 임금이 크게 올랐다면 남은 기간이 짧아도 생각보다 금액이 나올 수 있다.
한 가지 불리해지는 지점은 세금이다. 퇴직소득세는 근속연수가 길수록 공제를 많이 받는 구조다. 중간정산으로 근속연수가 짧게 끊기면 이 근속연수공제가 줄어, 같은 금액이라도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그래서 중간정산은 목돈이 급할 때의 선택으로 보는 편이 맞다. 당장 필요한 자금이 있어 정산을 받는 것과, 별 이유 없이 근속을 끊는 것은 결과가 다르다. 이미 정산을 받은 상황이라면, 최종 퇴사 때 세금이 예상보다 나올 수 있다는 점을 미리 감안해 두는 게 좋다.
중간정산 이력이 있다면 스스로 계산하기 전에 회사에 몇 가지를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기억에 의존하면 기산일이 며칠씩 어긋나기 쉽다.
가장 먼저 중간정산일이 정확히 언제인지 확인한다. 이 날짜 다음 날이 새 근속기간의 시작점이라, 하루 차이가 재직일수 계산에 그대로 반영된다. 다음으로 당시 중간정산으로 실제 지급된 금액과 산정 내역을 받아 둔다. 마지막으로 회사가 관리하는 계속근로기간 기산 기준이 내 기억과 일치하는지 대조한다.
이 세 가지가 맞아떨어지면 남은 기간에 대한 퇴직금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회사가 제시한 기산일과 본인이 아는 정산 시점이 다르다면, 그 차이를 먼저 맞춰 놓고 계산에 들어가는 것이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