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라인이 멈췄을 때 임금은 멈춘 원인에 따라 세 갈래로 갈린다. 회사 사정이면 휴업수당(평균임금 70% 이상), 파업이면 무노동 무임금,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이면 지급 의무가 없다. 급여명세서와 사내 공지에 적힌 '중단 사유'가 어느 쪽인지부터 확인해야 받을 돈을 따질 수 있다.
지난 11월 초 현대차 울산 5공장에서 제네시스 생산라인이 하루 넘게 멈췄다. 새 모델 양산을 앞두고 '맨아워'(차 한 대에 투입되는 인력)를 조율하던 노사가 충돌했고, 시험 차량 투입을 막는 과정에서 11월 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후까지 라인이 섰다.
이런 소식을 들을 때 생산직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질문은 하나다. 라인이 멈추면 그날 월급은 어떻게 되나. 답은 "멈춘 이유"에 달려 있다. 같은 하루 중단이라도 회사 사정, 파업, 천재지변 중 무엇 때문이냐에 따라 임금 처리가 완전히 갈린다.
| 중단 원인 | 임금 처리 | 근거 |
|---|---|---|
| 회사 사정(부품·경영) | 휴업수당 평균임금 70% 이상 | 근로기준법 제46조 |
| 파업 등 쟁의행위 | 무노동 무임금 | 임금 지급 의무 없음 |
|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 | 지급 의무 없음 | 사용자 귀책 아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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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수급이 끊기거나 주문이 줄어 라인을 세운 것처럼, 회사 쪽 사정으로 쉬게 됐다면 근로기준법 제46조가 적용된다.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면 휴업기간 동안 평균임금의 70% 이상을 휴업수당으로 줘야 한다.
여기서 '귀책사유'는 회사의 고의나 과실만 뜻하지 않는다. 원료 부족, 판매 부진, 공장 이전처럼 사업주가 관리하는 범위 안에서 생긴 경영상 장애도 포함된다.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근로자를 회사가 일하게 하지 못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단서도 있다. 평균임금의 70%가 통상임금보다 많으면, 회사는 통상임금 금액까지만 줘도 된다. 평균임금에는 상여나 수당이 반영돼 통상임금보다 커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규정은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된다.
제네시스 사례처럼 근로자 측이 노무 제공을 거부해 라인이 섰다면 성격이 다르다. 파업 기간에는 일하지 않은 만큼 임금을 주지 않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적용된다. 회사가 멈춘 게 아니라 근로자가 스스로 멈춘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라인이 하루 만에 재가동된 배경에도, 중단이 길어지면 무노동 무임금으로 조합원 임금이 깎인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하루 중 일부 시간만 멈춘 부분파업은 출근 자체는 한 것으로 봐 주휴수당의 개근 요건은 채우는 것으로 해석된다.
태풍이나 홍수 같은 불가항력으로 공장이 멈춘 경우는 사용자의 귀책사유가 아니어서 휴업수당 지급 의무가 없다고 보는 해석이 우세하다. 과거 금호타이어 공장 침수 때도 회사가 같은 논리를 들어 수당 지급을 거부했고 노조가 반발한 적이 있다.
또 회사가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할 수 없어 노동위원회의 승인을 받으면, 70%에 못 미치는 휴업수당을 줄 수도 있다(제46조 제2항). 다만 이 승인 절차 없이 회사가 임의로 70%를 깎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하청·협력업체 근로자에게는 한 단계가 더 있다. 원청 라인이 멈춰 일감이 끊겼더라도, 임금을 따질 때 기준이 되는 '사용자'는 원청이 아니라 나와 근로계약을 맺은 협력업체다. 원청 사정으로 하청까지 멈춘 상황이 협력업체 입장에서도 '귀책 있는 휴업'으로 인정되면 휴업수당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협력업체 근로자일수록 중단을 통보하는 공지에 사유가 어떻게 적혀 있는지가 중요하다. '휴업'인지 '연차 소진 권고'인지, '무급'인지 '휴업수당 지급'인지에 따라 받을 돈이 달라진다.
라인이 멈췄다면 다음을 순서대로 확인해두는 편이 좋다.
사유가 모호하게 적혀 있거나 아무 설명 없이 임금이 깎였다면, 명세서를 근거로 회사에 처리 기준을 서면으로 물어보는 것이 다음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