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9월 16일 새벽 파업을 두 시간여 앞두고 임금 3.2% 인상에 합의했다. 공공성이 큰 대형 사업장의 타결률은 다른 업종 임단협에서 참고선으로 자주 인용된다. 다만 통상임금 쟁점이 소송으로 미뤄진 만큼, 인상률 숫자만이 아니라 무엇이 합의에서 빠졌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2026년 임금을 기본급 기준 3.2%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9월 16일 새벽 1시 50분경, 첫차 총파업을 두 시간여 앞두고 손을 잡았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 회의가 전날 오후 2시에 시작해 약 12시간 마라톤협상 끝에 나온 결과다.
합의로 예고됐던 파업은 철회됐고 전 노선은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다만 이번 협상에서 가장 뜨거웠던 쟁점은 임금 인상률이 아니었다.
Photo by Vestfoldmuseene on Unsplash
최대 쟁점이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은 이번 합의에서 빠졌다. 노사는 이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서 매듭짓는 대신, 개별 소송과 연말 대법원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사측 이사장은 통상임금 문제가 노사 모두에게 부담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고, 노조 위원장도 만족스럽지 않지만 시민을 위해 파업을 피하려 했다고 밝혔다.
통상임금은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과 퇴직금 산정의 바탕이 되는 값이다. 기준시간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같은 기본급이라도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이 달라진다. 3.2%라는 인상률에 합의했더라도, 임금 총액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셈이다.
임단협을 참고하려는 입장에서는 이 대목이 3.2%라는 숫자보다 중요하다. 겉으로 드러난 인상률은 합의됐지만, 실제 임금 크기를 좌우하는 기준은 소송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타결률만 떼어 보면 협상의 절반만 읽는 셈이다.
서울 시내버스처럼 규모가 크고 공공성이 강한 사업장의 타결 결과는 다른 업종 협상에서 자주 인용된다. 노조는 저기도 3% 넘게 받았다며 요구의 근거로 삼고, 사측은 그건 조정까지 간 특수 사례라며 선을 긋는다. 같은 숫자가 협상 테이블에서 정반대로 쓰인다.
그래서 3.2%를 그대로 우리 협상의 목표선으로 옮겨 놓는 건 위험하다. 버스 노사는 지자체 재정 지원과 시민 불편이라는 조건 위에서 움직인다. 지불 능력과 사업 구조가 다른 회사라면 같은 숫자가 나올 근거도 다르다. 참고선은 될 수 있어도 기준선은 아니다.
다른 사업장 타결을 참고할 때는 인상률 숫자부터 적기보다 다음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서울 버스 3.2%는 올해 임단협에서 자주 인용될 숫자다. 다만 그 숫자를 우리 협상에 옮길 때는 인상률 자체보다 무엇이 합의됐고 무엇이 빠졌는지를 함께 읽어야 실제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