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연봉협상은 부를 숫자보다 현재 총보상을 항목별로 계산한 기준선을 먼저 세우는 데서 시작한다. 흔히 통용되는 눈금은 현재 대비 10~20% 인상이며, 시장 데이터를 근거로 실제 목표보다 약간 높게 제시하고 기본급이 막히면 사이닝보너스·스톡·근무조건으로 카드를 넓히는 게 현실적이다. 결렬 시에는 재조정 조건과 미리 정한 하한선, 돈 외의 이직 이유를 총보상 기준으로 비교해 판단하면 된다.

이직 연봉을 "얼마까지 부를까"부터 고민하면 대개 협상이 꼬인다. 먼저 정해야 할 건 부르는 금액이 아니라 비교 기준선, 즉 지금 받는 총보상이다.
총보상은 기본급만이 아니다. 성과급과 상여, 스톡옵션이나 우리사주, 복지 포인트, 식대·교통비, 퇴직연금 매칭까지 한 해 동안 회사가 나에게 쓰는 돈 전부다. 특히 이직하면 사라지는 항목을 빼먹지 말아야 한다. 올해 예정된 정기 인상분, 곧 받을 성과급, 아직 베스팅되지 않은 스톡은 옮기는 순간 날아간다. 이걸 계산에 넣지 않으면 "기본급 15% 올려 받았다"고 좋아했다가 실수령이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일이 생긴다.
그래서 협상 준비의 절반은 내 현재 연봉명세서를 항목별로 뜯어보는 일이다. 여기서 나온 총액이 앞으로 모든 제안을 재는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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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눈금은 현재 연봉 대비 10~20% 인상이다. 이직에는 적응 실패나 조직 부적합 같은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그 위험까지 감수할 값어치가 있으려면 최소 두 자릿수는 돼야 한다는 게 많이 인용되는 기준이다. 현직에 남아 받는 연봉 인상이 대체로 한 자릿수인 것과 대비된다.
제시할 때는 실제 받고 싶은 금액보다 살짝 높게 부르는 편이 낫다. 협상은 중간 어디쯤에서 타결되는 경우가 많아서, 목표보다 10% 안팎 위에서 시작하면 원하는 지점에 가깝게 내려온다. 단, 근거 없이 높은 숫자는 역효과다. 같은 직무의 시장 연봉 데이터, 내가 맡을 역할의 범위, 지금까지의 성과를 함께 제시해야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 "협상"이 된다. 감정이 아니라 자료로 말하는 쪽이 앞자리를 바꾼다.
기본급에서 막히면 카드를 넓히면 된다. 회사가 기본급 테이블을 못 넘긴다고 해도 사이닝보너스, 스톡옵션, 입사 시점 조정, 원격근무 같은 조건은 열려 있는 경우가 많다. 총보상 관점에서 보면 협상 테이블은 기본급 한 칸보다 넓다. 특히 이직으로 날아가는 미지급 성과급이나 스톡을 사이닝보너스로 메워 달라는 요구는 근거가 분명해 회사도 받아들이기 쉬운 편이다.
원하는 수준이 끝내 안 나올 수도 있다. 이때 필요한 건 감정적 판단이 아니라 미리 정해 둔 기준이다.
정리하면, 이직 연봉협상의 승부처는 배짱 좋게 큰 숫자를 부르는 데 있지 않다. 내 현재 총보상을 정확히 알고, 근거로 범위를 제시하고, 결렬 기준을 미리 정해 두는 준비에서 결과가 갈린다.